아모레퍼시픽그룹 작년 이어 역신장… 다만 2분기 회복세LG생활건강 역대 최대 반기 실적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 사 제공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 사 제공
    경기 침체와 함께 중국의 사드 보복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K-뷰티의 선봉장'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희비가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에 이어 역신장했지만 LG생활건강은 역대 최대 반기 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 '울고'·LG생건 '웃고'
    26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3조3118억원, 55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7%, 12% 증가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반기 기준으로 사상 최고 실적이다.

    사업분야별로 보면 화장품 사업이 상반기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화장품 부문의 상반기 매출은 1조9011억원, 영업이익은 40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4%·24.7% 증가했다.

    특히 2016년 11월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궁중화장품 브랜드 후가 매년 빠른 속도로 판매고를 올려 이 달에 이미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숨과 오휘도 고급라인을 중심으로 한 차별화 전략으로 경쟁력을 강화했다. 특히 중국 내 고급 화장품 매출이 87% 증가하면서 해외 매출은 지난해보다 36% 늘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지속되는 내수경기 침체와 관광객 수 회복이 더딘 경영 환경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면서 "국내와 중국에서 화장품 시장으로진입하는 신규사업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장 환경에서도 상대적으로 진입이 쉽지 않은 고급 브랜드의 성공으로 국내외에서 흔들림 없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2179억원, 44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 11.9% 감소했다.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27%씩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주요 핵심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올 상반기 매출은 2조77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04%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817억원으로 8.8% 감소했다.

    다만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2분기 실적만 살펴보면 회복세로 돌아섰다. 급격한 국제 환경 변화 속에서도 브랜드 경쟁력 강화 및 신시장 개척을 꾸준히 추진한 결과, 해외 사업의 수익성이 향상됐다는 평가다.

    이 회사는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1조5537억원, 17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30.6%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이 44%, 이니스프리가 21% 증가한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실적 개선의 흐름을 주도했다고 설명했다.

  • ▲ 후 매장 전경ⓒLG생활건강
    ▲ 후 매장 전경ⓒLG생활건강
    ◇사드 여파 회복세 진입…아모레·LG생건 하반기 전략은?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 하반기 해외사업 확대 및 혁신 제품 출시, 고객 경험 강화를 통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의 대표 뷰티 편집숍인 아리따움이 대대적인 리뉴얼을 추진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 오픈 예정인 '아리따움 강남 메가샵(가칭)'을 시작으로 기존의 로드숍이나 H&B스토어와는 차별화된 뷰티 전문 멀티 브랜드숍 플랫폼으로 전환한다. 

    '깊이 있는 고객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 하에 수준 높은 뷰티 솔루션과 서비스 제공, 새로운 구매 방식의 도입, 다양한 제품 라인업 보강 등을 통해 고객들에게 즐거운 뷰티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시장에 이어 지난해부터 가속화하고 있는 해외 신시장 개척도 꾸준히 추진한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관계자 "올해 하반기에는 라네즈가 처음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하고 미쟝센과 려는 각각 중국과 홍콩 시장에 처음 진출해 아시아 사업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생활건강은 후, 숨을 통해 중국시장에 집중할 계획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럭셔리와 프리미엄 중심으로 성장하면서 관련 역량 강화, 후와 숨은 중국 화장품 시장 내 진정한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LG생활건강의 후는 상하이 '빠바이빤'(八百伴)·'쥬광'(久光), 베이징의 'SKP' 등 중국 최고급 백화점 중심으로 빠르게 매장 수를 늘리고 있다. 후의 중국 매장수(1분기 기준)는 195개로 올해 220개 매장까지 입점하면 출점할 계획이다. 숨의 1분기 기준 중국 매장수는 71개로 올해 110개까지 늘린다. 

    박은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숨은 후보다 친근한 가격대, 보편적인 발효 화장품 콘셉트, 모델 이종석 등을 통해 국내외 소비자 파급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돼 숨의 성과가 LG생활건강의 향후 중국 성장을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