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강자' 롯데, 시장점유율 40%대 무너질까 우려2위 신라면세점과의 격차 바짝 좇는 신세계
  • ▲ 인천공항 T1 내 신세계면세점 전경. ⓒ뉴데일리
    ▲ 인천공항 T1 내 신세계면세점 전경. ⓒ뉴데일리
    롯데면세점이 철수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 면세 구역에 신세계면세점이 입성했다. 한해 매출만 9000억원에 달하는 알짜 구역을 업계 3위인 신세계면세점이 차지하게 되면서 국내 면세 시장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신세계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 빠진 인천공항 T1 면세 구역에서 1일 오전 6시 30분부터 정상 영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T1 내 DF1구역(향수·화장품), DF5구역(패션잡화) 영업을 하게 된 신세계면세점은 협력사원을 포함해 약 1400명의 인원과 약 375개 브랜드를 승계 받았으며 직영사원 27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지난달 31일까지 롯데면세점이 운영을 해 온 만큼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하기 보다 간판이나 인테리어, 운영 시스템 등에서 롯데의 색을 지우고 신세계로 채운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이전 롯데면세점이 운영해 온 매장과 비교해 당장 크게 바뀌는 부분은 없다"며 "인력과 시스템, 브랜드 등을 인계 받아서 잘 운영 잘하는것이 일단 초기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시간을 갖고 협의를 통해 새로운 MD구성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등 신세계만의 차별점과 강점을 점차 갖춰 나갈 것"이라며 "인천공항 T1 연매출 목표는 9000억원"이라고 밝혔다. 
  • ▲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정상윤 기자
    ▲ 신세계면세점 강남점. ⓒ정상윤 기자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T1 사업을 종료하면서 2020년까지 약 1조4000억 원의 임대료 절감효과를 얻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천공항 T1 철수로 인한 매출 감소는 시내면세점과 해외면세점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면세점 마케팅을 더욱 확대하는 전략으로 메운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한정된 국내 면세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연 9000억원에 달하는 규모를 온전히 보전하기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롯데와 신세계의 희비가 교차하면서 국내 면세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기준 매출 6조2000억원(해외 1500억원)을 기록해 시장 점유율 41.9%를 차지하며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인천공항 T1을 철수하면서 시장 점유율 40%대가 무너질 전망이다.

    업계 2위인 신라면세점(29.7%, HDC신라면세점 포함)도 바싹 뒤를 좇는 신세계면세점(12.7%)의 추격에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신세계면세점이 인천공항 T1 내 롯데 자리를 차지하면서 올 하반기 국내 면세 시장 점유율 전망 역시 신세계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말 대비 올해 하반기 국내 면세 시장 점유율은 롯데 41.9%→35.9%, 신라 29.7%(동일), 신세계 12.7%→18.7%로 바뀔 것으로 업계는 전망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18일에는 강남 센트럴시티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하면서 면세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강남점은 일 매출 평균 8억원을 기록하며 기대 이상의 초반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12월까지 1800억원, 올해 7월부터 내년 7월까지 500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 명동점도 지난해 매출 1조3510억원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번에 입성한 인천공항 T1 면세 구역 연매출이 9000원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보더라도 신세계면세점은 최소 7000억원 이상의 연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다. 

    면세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면세점 사업에 뛰어든 지 6년여 만에 궤도에 오르며 이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롯데에 비해 면세점 운영 노하우나 전략 등이 아직 탄탄하지 않은 신세계가 인천공항에서 롯데만큼 성적을 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른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세계면세점의 인천공항 T1 임대료가 연 3370억원에 달한다는 점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며 "노른자 땅을 차지했지만 임대료 부담을 넘어 의미있는 성과를 내는 것이 신세계의 과제"이라는 의견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