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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가 이번 화재사고 1차 예방책인 안전진단을 완료하기로 한 시한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지만, 진행률은 70% 정도 수준에 불과하다. 미점검 고객들에 불안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강제 운행중단 조치가 내려질지에도 귀추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BMW코리아는 배기가스재순환장치(EGR) 교체 리콜 대상 10만6000여대 중 12일까지 하루평균 5500대씩 총 7만2000대가 안전점검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은 이틀간 안전진단을 끝내야 하는 차량은 3만4000대에 달한다. 다시 말해 하루에 1만7000대를 점검해야 14일 이전에 마칠 수 있단 얘기다.
이는 지금까지 일 평균 점검대수의 3배가 넘는 수치다. 따라서 현실적으로 14일내 안전진단을 마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게 업계 판단이다.
BMW코리아는 EGR쿨러로 인한 화재 사고가 이어지자, 지난달 31일 전국 총 61개 서비스센터에서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하기로 했다.
24시간 계속되는 안전진단에 진행률은 매우 빠른 편이다. 그럼에도 10만대에 달하는 차량을 보름이라는 단기간에 끝내기는 다소 무리였던 것으로 보인다. BMW 측은 14일까지 안전진단을 마치지 못한 차량은 이후라도 계속해서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전국 61개 서비스센터를 24시간 운영하면서, 안전진단을 진행하고 있다"며 "안전진단 마감까지 최대한 많은 리콜 대상 차량들이 안전진단을 받도록 하기 위해 전화와 문자메시지, 우편 등으로 점검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안전진단을 받아야 하는 차량은 약 3만4000대에 이른다"며 "원래 목표인 14일까지 최대한 끝낸다는 기존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가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리콜 대상 차량에 대해 운행 중단을 고려하고 있어, BMW 차주들의 불편은 가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15일 이후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리콜 대상 BMW 차량 등에 대해 운행중지 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차량과 진단 결과 화재 위험성이 높다고 판정된 차량의 도로 운행을 차단해, 추가적인 화재발생을 막아보겠다는 의도다.
당장 15일부터 운행 중단이 결정되면 BMW 다수 차주들이 겪는 불편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BMW는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리콜 대상 차량에 한해 렌트카를 빌려주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수요가 부족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차 가격 하락에 브랜드 이미지 실추 등 이번 사태로 인해 BMW 고객들이 느끼는 실망감이나 분노가 매우 큰 것으로 안다"며 "BMW 역시 최대한 고객들 불편을 줄이는데 노력하고 있으나, 워낙 많은 차들이 단기간에 안전진단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렌트카 공급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과 국토교통부, BMW코리아는 이날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에서 김정렬 국토교통부 제2차관과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은 "긴급 안전진단 조치를 약속한 대로 8월 14일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 남은 3만4000여대에 대한 긴급 진단을 내일까지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국토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도 피력했다. 그는 "원인에 대해 언론이나 전문가들로부터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며 "이는 본 상황의 엄중함에 따른 것으로 이해하고, 당사 원인 분석 과정의 적정성 검증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