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사용료·대주주 변경으로 변경이름 바꾸고 분위기 쇄신…재도약 나서  
  • ▲ 보험회사 로고.ⓒ각 사
    ▲ 보험회사 로고.ⓒ각 사

    주요 보험사들이 사명 변경을 통해 재도약에 나서고 있다. 통상 브랜드사용료 문제, 인수합병(M&A)이나 대주주변경 등 어쩔 수 없는 이유로 이름을 바꾸게 되지만 명칭 변경은 새 출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기도 한다. 
     
    새 이름표를 달기 위해 준비 중인 대표적인 보험사는 생보업계 M&A 시장 매물로 나온 ING생명이다.  기존 대주주였던 네덜란드 ING그룹이 2013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약속했던  브랜드사용 계약 기간 만료(2018년 12월)를 앞두고 브랜드 컨설팅 작업에 속도를 내게됐다.ING생명은 이달 임시주총을 거쳐 내달 3일 ‘오렌지라이프’로 변경하겠단 계획이다.

    다만 최근 신한금융지주의 ING생명 인수 추진이 가시화되고 있어 M&A 성사 여부에 따라 추후 이름이 또다시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1월 동부화재에서 이름을 바꾼 DB손해보험도 상표권을 가진 동부건설이 계열 분리됨에 따라 브랜드사용료 문제가 불거져 사명변경을 추진했다.

    동부건설 뿐만 아니라 동부제철 등 주요 계열사들이 잇따라 매각되고 그룹 정체성을 재정립하겠다는 목표도 이름을 바꾸는 동기 부여가 됐다. 구조조정으로 가라앉았던 그룹 내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전략이었다. DB손보의 사명변경 추진은 약 1년간 이뤄졌으며 상표권 출원에서 등록까지는 약 3개월이 걸린 것으로 알려졌다. 

    대주주 변경이나 인수합병(M&A)에 따라 이름이 바뀌는 곳도 있다.

    현대라이프는 이달 말 2대 주주였던 대만 푸본생명이 최대주주로 올라서면서 '푸본'을 담은 이름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현재 ‘푸본현대생명’과 ‘푸본현대라이프’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현대라이프는 지난 2012년에도 인수합병으로 현대자동차그룹이 대주주가 되면서 녹십자생명에서 현재 이름으로 변경됐다. 이어 2015년 제2대 주주가 된 푸본생명이 3000억원 유상증자를 통해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면서 또다시 이름이 바뀔 처지에 놓였다.

    ABL생명도 M&A를 통해 이름을 바뀐 곳이다. 알리안츠그룹이 2016년 중국 안방보험에 ABL생명을 매각하면서 지난해 새 간판을 달았다. 

    DGB생명의 경우 지난 2015년 우리아비바생명이 DGB금융에 인수되면서 재탄생했으며 MG손해보험도 2012년 새마을금고가 실질적 대주주로 있는 자베스 파트너스 품에 안기면서 그린손보에서 현재 사명으로 바뀌게 됐다.

    인수합병 이후 이름이 없어지는 곳도 있다. 미래에셋생명에 인수된 PCA생명은 올해 3월 합병법인 출범에 따라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보험업계 사명변경은 과거를 벗어던지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름 변경은 새출발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소비자들에게 친숙했던 브랜드가 사라진다는 점에서 브랜드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인수합병 시장 매물인  ING생명은 소비자들에게 인지도가 높았던 이름이 바뀌게 되면서 브랜드 가치가 떨어져 매각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사명변경 사례가 있었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이름을 바꾸는 사례가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며 "보험사들이 어쩔 수 없이 정들었던 이름을 버리고 마지못해 새 출발 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