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네즈·이니스프리 등 매장 내 자판기 선봬최저임금 인상, 치열한 경쟁 탓자판기 새로운 대안 될지 업계 주목
  • ▲ 라네즈 이대 플래그십스토어에 설치된 화장품 자판기ⓒ김보라 기자
    ▲ 라네즈 이대 플래그십스토어에 설치된 화장품 자판기ⓒ김보라 기자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유통업계의 무인화 추세가 퍼지고 있는 가운데 화장품업계에도 자동판매기기(자판기)가 뜨고 있다. 경기 불황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치열한 경쟁 등으로 점포 확대가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자판기가 새로운 대안이 될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라네즈는 지난 5월 문을 연 이대 플래그십 스토어에 라네즈 기프트 박스 자판기를 선보였다. 이 자판기는 판매용이 아닌 사은품을 제공한다. 제품 구매 시 받을 수 있는 코인을 이용해 원하는 샘플을 선택해 받을 수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이니스프리도 비대면 서비스 및 기기에 대한 수용도가 높아지는 트렌드에 맞춰 자판기 미니숍(mini shop)을 운영 중이다. 올 1월 여의도역 설치를 시작으로 영화관과 대학 캠퍼스 등 현재까지 6곳에서 시범 운영 중이다. 시범 운영 기간인 만큼 아직 이렇다할 판매 실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디지털과 모바일을 중심으로 재편되는 리테일 환경에서 영업-마케팅 방식의 본질적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화장품 시장의 혁신 트렌드를 이끌어가기 위함"이라면서 "매장이 들어가기 어려운 공백 상권 등에 입점해 고객 접점을 넓혀가는 중이며 다양한 곳에 미니숍을 확대 보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화장품 편집숍 시코르는 신세계백화점 강남·대구점 등에 화장품 자판기를 선보였다. 이는 다양한 니즈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차별화된 구매 환경과 편하게 쇼핑을 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시코르 클럽회원이 구매금액에 따라 제공되는 전용 코인을 사용해 기초·색조 화장품, 헤어보디 케어 제품 등을 뽑을 수 있다. 

    리더스코스메틱은 다음 달 15일까지 서울 강남역 M스테이지에 브랜드 팝업스토어에서 리더스 마스크 코인자판기를 선보인다. 프로그램 체험 시 제공하는 코인으로 본인에게 필요한 마스크팩을 뽑을 수 있다.

    주로 커피나 음료를 팔던 자판기가 최근 들어 의류, 화장품 등 다양한 업종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자판기 시장은 미국이 47조원, 일본 53조원으로 큰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국내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향후 자판기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이란 게 업계의 중론이다.

    특히 화장품 자판기는 미국 등 선진 화장품 시장에서 이미 활용되고 있다. 2009년 세포라는 화장품 자판기를 운영해 주목받은 바 있고 자판기 천국으로 알려진 일본에서도 화장품 자판기가 쇼핑몰 등에 입점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자판기를 운영하면 임대료나 인건비 등이 필요 없다는 장점과 다양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유발하고 소비 욕구를 자극 할 수 있다"면서 "특히나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져 화장품 자판기 확대에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화장품 자판기 사업의 성공 여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지난 2010년 자판기를 론칭했다 1년여만에 사업을 접었다. 자판기에선 더페이스샵의 스킨케어와 색조 화장품, 클렌징, 팩류 등 30여종을 선보였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국내 화장품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에 이른 만큼 꼭 자판기로 화장품을 구매해야 할 매력을 느끼기 힘들 것"이라며 "더구나 어디까지나 10대 미만 정도의 샘플 수준으로 아직 양산화 단계에 들어선 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