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스포츠웨어시장삼성물산·LF·데카트론 시장 공략 본격화기존 업체도 성장성만 보고 진출, 지지부진
  • ▲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달부터 빈폴아웃도어를 빈폴스포츠로 탈바꿈시켰다.ⓒ삼성물산 패션부문
    ▲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달부터 빈폴아웃도어를 빈폴스포츠로 탈바꿈시켰다.ⓒ삼성물산 패션부문
    올 하반기 패션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스포츠웨어 시장이 커지고 있다. 국내·외 브랜드의 론칭이 이어지는가 하면 기존 브랜드들이 스포츠 브랜드로 탈바꿈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달 기존 전개하던 빈폴아웃도어의 이름을 빈폴스포츠로 바꿨다. 아웃도어 브랜드 이미지를 벗고 기능성과 멋을 두루 갖춘 '패션 스포츠웨어'를 지향한다.

    회사 측은 빈폴스포츠의 BI변경에 따라 전국 백화점·몰·가두매장 등 유통 거점의 BI를 순차적으로 변경하는 동시에 지속적인 유통 확대를 펼쳐나갈 계획이다. 특히 1020세대를 잡기위해 아이돌 트와이스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등산에 국한된 브랜드 이미지를 개선하고 애슬레져·스포츠웨어 시장 성장에 발맞추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빈폴스포츠 뿐만 아니라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이달 미국 러닝 전문 브랜드 '브룩스 러닝'의 국내 판권을 취득했다. 1914년에 시작한 이 브랜드는 워런 버핏이 투자해 워런 버핏 운동화로 알려져있다. 같은 달 본격적으로 토리버치의 스포츠웨어 라인 '토리스포트'도 선보였다.

  • ▲ 라푸마는 등산복 이미지를 벗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LF
    ▲ 라푸마는 등산복 이미지를 벗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도약하고 있다.ⓒLF
    LF의 아웃도어 브랜드 라푸마도 '프랑스 정통 아웃도어'를 내세웠지만 최근 브랜드를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탈바꿈시켰다. 그간 선보이지 않던 수영복, 낚시 조끼, 원피스 등 아웃도어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활동 및 일상생활에서 입을 수 있는 품목을 선보였다. 또 브랜드 모델로 아이돌 세븐틴을 발탁했다.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상륙도 앞두고 있다. 유럽 스포츠웨어 브랜드 데카트론은 이번 달 인천 송도에 트리플스트리트에 국내 첫 매장을 연다. 이 브랜드는 '일상 속 스포츠, 모두의 스포츠'를 지향하며 전 세계 46개국에 1414개 매장을 전개 중이다. 

    캠핑·낚시·피트니스·사이클링, 수영 등 총 40여 개 스포츠 종목, 4000여 개의 스포츠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데카트론는 국내 1호점을 시작으로 한국의 리테일 사업을 본격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스포츠웨어 시장이 커지는 배경에 대해 국민복으로 불리던 아웃도어에 대한 식상함과 최근 운동과 건강에 대한 관심으로 운동족(族)이 늘어나면서 스포츠웨어의 매출증대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주1회 30분이상 운동하는 여성은 2012년 40%, 2013년 43%, 2014년 52%로 점점 늘고 있다. 여기에 러닝·요가·라이딩·필라테스 등 일상에서 즐기는 스포츠 종목이 세분되고 있는 점도 스포츠 웨어의 인기에 불을 지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스포츠웨어 시장 규모는 2009년 2조9335억원에서 지난해엔 전년 대비 5.4% 증가한 7조1122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패션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은 1.9% 보다 2배 이상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스포츠웨어 시장이 남성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 스포츠 활동을 즐기는 여성 인구가 증가하며 시장이 세분화와 전문화되고 있다"며 차세대 동력 부문으로 떠오른 스포츠웨어 시장을 두고 업계들의 치열한 경쟁이 한창"이라고 평가했다.

  • ▲ 서울 강남 언더아머 브랜드 하우스 매장ⓒ언머아머코리아
    ▲ 서울 강남 언더아머 브랜드 하우스 매장ⓒ언머아머코리아
    하지만 경기불황으로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목마른 업체들이 너도나도 스포츠웨어에 출사표를 던지면서 레드오션으로 변해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브랜드가 계속해서 늘면서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앞서 시장의 성장성만 보고 밀레의 세컨드 브랜드 엠리밋은 지난해 등산 위주에서 생활 스포츠를 아우르는 종합 스포츠 브랜드로 전환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 LF도 지난해 2월 질스튜어트 스포츠를 내놓고 스포츠웨어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아직 큰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언더아머 역시 지난해 1월 직진출을 했지만 초반 반응은 신통치 않다. 회사 측은 2019년까지 매출 8000억원을 달성해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주도하는 업계 판도를 바꾸겠다는 목표지만 시장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뭐든 잘된다고만 하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면서 지금 국내 스포츠웨어 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돼 가고 있다"라면서 "앞으로 유행을 좇아 매출 확대에 급급할 것이 아니라 수익성을 향상하고 제품 차별화로 시장을 선도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