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데블스 다이너. ⓒ신세계푸드
    ▲ 데블스 다이너. ⓒ신세계푸드

    111년만의 극심한 폭염이 한풀 꺾인 가운데, '폭염 특수'를 두고 업계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외식매장과 배달 주력 제품의 실적 상승이 기대되는 한편 음료업계의 실적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신세계푸드에 따르면 지난 7월 복합쇼핑몰에 위치한 ‘데블스도어’, ‘데블스 다이너’, ‘버거플랜트’ 등 외식 매장의 매출액이 전월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필드 하남 내에서 운영 중인 아메리칸 게스트로펍 데블스도어와 경기 고양시 스타필드 고양에 위치한 미국 가정식 캐주얼 레스토랑 데블스 다이너의 7월 매출액은 전월 대비 각각 25%, 26% 늘었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운영 중인 햄버거 매장 ‘버거플랜트’의 매출액도 전월 대비 58% 증가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이 같은 외식 매장의 특수는 연일 계속된 폭염으로 시원한 복합쇼핑몰에서 쇼핑과 외식을 하며 더위를 쫓는 고객이 늘었기 때문"이라며 "날이 덥다 보니 집에서 음식을 조리하기 보다 복합쇼핑몰에서 외식을 선택하는 가족 단위 소비자가 급증한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외식 뿐만 아니라 배달음식 역시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렸을 것으로 보인다. 본도시락은 올여름 폭염으로 인해 혹서기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고 밝혔다.

    본도시락 판매 매출을 분석한 결과, 올여름 혹서기인 7월 23일부터 8월 5일까지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맹점 수가 지난해 284개에서 올해 322개으로 늘어난 것을 감안해도 11%가 오른 수치다.

    본도시락 관계자는 "이러한 매출 추이는 올여름 지속된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불앞에서 요리하는 것은 물론, 외식까지 꺼리는 소비자가 늘어나며 배달 음식을 찾는 이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며 "실제로 유통업계 전반에서 온라인 쇼핑 매출이 증가하는 등 더위를 피하려는 소비 행태가 매출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변화가 배달 위주의 매장을 운영하는 본도시락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라며 "올여름 내내 지속된 역대급 폭염으로 인해 뜨거운 불앞에서 요리하는 것은 물론, 식사를 위한 외출조차 꺼리는 이들이 늘며 배달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외식과 함께 배달 수요까지 크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배달음식의 대표격인 치킨 역시 폭염으로 인한 매출 상승 효과를 누렸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아시안게임까지 겹치며 치킨 프랜차이즈 매출 상승 기대감은 한층 올라간 상황이다. 실제 bhc치킨은 지난달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0%의 상승 효과를 봤다고 전했다.

    이와 반면 음료업계 안팎에서는 생수를 제외한 음료의 올 여름 매출이 생각보다 높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 음료업체 관계자는 "더울수록 음료가 더 잘 나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적당히 더울 때 해당되는 말"이라며 "너무 덥다보니 집 밖을 나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음료를 사먹게 돼도 얼음이 띄워진 카페 음료가 더 잘나갈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음료업체 관계자는 "카테고리마다 다르지만, 음료는 야외활동이 많아질수록 잘 팔리기 마련"이라며 "너무 더우면 야외활동을 자제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음료 매출이 크게 오르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다만 원래 음료시장의 성장 폭은 연간 1~5% 수준으로 미미하다. 그렇다보니 원래부터도 어떤 요인에 비해 크게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는 업계 안팎의 분석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음료시장은 천천히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아무리 폭염이라고 해도 크게 오르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이번 폭염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업계에 음료가 포함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오히려 너무 더우면 음료가 더 안팔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