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건설사 상반기 R&D 비용 2259억원… 전년比 8% 감소전문가들, 4차 산업혁명 접목한 기술 개발 등 투자개발 필요성 강조
  • ▲ (자료사진) 스마트시티 설계 모형. ⓒ연합뉴스
    ▲ (자료사진) 스마트시티 설계 모형. ⓒ연합뉴스
    대형건설사들이 주택경기 호황으로 최근 고수익을 이어갔음에도 연구개발(R&D) 투자에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건설업계의 R&D 역량이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반기보고서 분석 결과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사의 올 상반기 R&D비용은 총 2259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2477억원보다 8.77%(217억원) 감소했다.

    기업별로는 △대림산업 108억원 △현대건설 86억원 △삼성물산 73억원 △GS건설 36억원 △롯데건설 17억원 △HDC현대산업개발 12억원 △현대엔지니어링 1500만원 각각 감소했다. 대우건설(63억원), SK건설(28억원), 포스코건설(26억원) 등 3곳은 R&D 비용이 증가했다. 

    최근 3년 이상 이어진 국내 주택경기 호조에 힘입어 고수익을 쌓았음에도 R&D 투자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주택부문 호조로 영업성적은 좋았는데, 해외 플랜트와 국내 사회간접자본(SOC) 물량이 줄어드는 등 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보니 R&D 투자의 중요성도 크게 느끼지 못했다"고 말했다.

    상위 10개사의 평균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0.04%p 감소한 0.44%에 그쳤다. 현대건설만 유일하게 1% 이상을 유지했고, 현대ENG은 0.02%에 불과해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현대ENG 관계자는 "기술연구소가 있긴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R&D와 관련된 비용들이 회계상 인정받기 까다로운 측면이 있다"며 "마치 투자에 인색한 것처럼 비춰져 억울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ENG는 올 초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에어샤워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다양한 R&D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건설사의 R&D가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보다 대부분 기존 기술·공법 위주에 치우쳐 있어 향후 경쟁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건설사의 수익이 증가하는 가운데 R&D비용이 감소하는 것은 미래에 대한 투자를 안 한다고 볼 수 있다"며 "시대 흐름에 따라 정보통신기술(ICT) 등 4차 산업혁명과 접목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컨대 자동차업계가 자율주행 기술을 접목했듯이 건설업도 다른 분야와의 접목을 통한 R&D 활동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ICT 분야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국내에서도 건설산업에 이를 응용한 건설상품으로 '인텔리전트 홈', 'u-City' 등의 개발이 유행처럼 번지긴 했지만 기대와 달리 성공하지 못했다. 

    이상호 건산연 원장은 지난해 한 보고서를 통해 "스마트시티나 스마트홈은 기존 도시나 건물보다 더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데, 비용을 충당할 방법을 찾기보단 기술적인 문제에 집중해 고비용 구조를 해결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최근 대우건설이 네이버·LG유플러스와 함께 인공지능(AI) 음성인식과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프리미엄 아파트를 선보이는 등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건설사의 노력은 지속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처럼 ICT를 접목한 스마트홈과 스마트시티 개발이 전자·IT 등 타 업계와 협업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업계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해 관련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고민 중"이라며 "하지만 건설사가 단독으로 진행하기 쉽지 않은데다 구체적인 방향 역시 설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