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고추장 기준 4만5000톤 이상 생산 가능 '국내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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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두시간 가량, 고속도로를 벗어나고도 푸른 시골길을 조금 더 달렸다. 저 멀리서 'CJ제일제당 해찬들'이라는 글귀가 어렴풋이 보였다. 주변으로 큰 건물이 없다보니 CJ제일제당 논산 해찬들 공장이 이 곳의 상징물처럼 보이기도 했다. 빨간 '해찬들'이라는 글씨와 여름이 다 가지 않은 논산의 녹음이 어우러져 다채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지난 7일 충남 논산에 위치한 CJ제일제당 해찬들 공장을 찾았다. 공장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관리사무소의 외형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마치 항아리처럼 생긴 관리 사무소가 해찬들 공장의 첫인상을 책임지고 있었다. 1973년 CJ제일제당이 장류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생산기지로 운영된 이곳에서는 현재 고추장, 된장, 쌈장, 액젓, 양념장, 건강음료 등이 생산되고 있다. -
공장 안쪽으로 들어서니 밀고추장의 전처리 작업이 한창이었다. 찐 밀쌀이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기계를 타고 이동하고 있었다. 이렇게 증자(삶음) 공정을 거친 밀쌀은 냉각된다. 이어 증자를 거친 소맥분은 제국실로 이동한다. 제국실 문을 여는 순간 뜨거운 공기가 느껴졌다. 35도를 유지하며 35시간 가량 이곳에서 국을 띄운다. CJ제일제당은 자체 개발한 미생물을 투입해, 더 잘 효모가 발생할 수 있도록 했다.
제국실을 거친 소맥분과 냉각 공정을 거친 밀쌀이 이제서야 만날 수 있다. 염수, 효모와 함께 혼합과정을 거친 후 발효탱크로 이동한다. 100톤 규모의 발효탱크에서 15~30일 정도 숙성과정을 거친다. 이곳에는 이같은 발효탱크 32개가 가동되고 있다. 발효 탱크 안을 들여다보니 보글보글한 기포가 올라오는 모습이 보였다. 숙성물은 발효탱크를 거치고 나서야 저장탱크로 이동, 빨간 옷을 입는다.
장은석 CJ제일제당 생산1팀 부장은 "CJ제일제당은 미생물을 자체 개발, 단백질·탄수화물 분해효소 생성하는 과정을 가장 중요한 공정으로 보고 있다"며 "논산공장은 연간 생산량이 10만톤 이상으로 장류 기준 국내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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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CJ제일제당은 현재 세계 최대 식품시장으로 급성장하는 할랄식품 시장 공략을 위해 ‘할랄 고추장’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발효과정에서 자연 발생되는 알코올 성분 저감화 연구에 집중, 성공 시에는 한국전통식품의 할랄 시장 진출 확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장류 균 제어 기술 개발에 성공하며, 이 기술을 적용한 ‘감균(減菌) 고추장’을 개발했다. 현재 미국과 일본 소스업체에 납품되어 현지 소스 재료로 사용되고 있다. 발효식품 내 존재하는 ‘미생물 저감 기술(신살균기술)’을 확보하며 국가별로 다른 미생물 법적 규격에 미리 대응할 수 있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전통 장류의 우수한 기능성에 대한 연구개발을 확대하고, 글로벌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을 현지화 제품 개발에 한층 더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본의 ‘기꼬망 간장’, 태국의 ‘쓰리랏차 소스’, 미국의 ‘타바스코 소스’ 등과 같이 우리 장류를 한국을 대표하는 ‘K-Sauce’로 전세계에 전파하겠다는 방침이다.
오선미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조미소스팀 수석연구원은 "해찬들은 대한민국 장류 산업의 대형화와 성장을 견인해왔다"며 "장류 품질 관리 체계가 미흡한 현 상황에서 해찬들은 품질 안정화를 선도하고, 기술을 확보하는 등 전반적으로 장류 맛품질 향상에 기여했다고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