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보장 및 단체협약 승계" vs "리테일 실적 부진 개선"12일 금융위 편입 승인 예정…교섭 결렬 막판 변수 작용
  •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이투자증권지부는 11일 여의도 본사 앞에서 인수자인 DGB금융지주에게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윤희원기자
    ▲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이투자증권지부는 11일 여의도 본사 앞에서 인수자인 DGB금융지주에게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뉴데일리 윤희원기자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가 눈앞에 다다른 가운데 노조와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쟁점은 고용안정협약이다. 노조는 고용 보장을 요구하는 반면 지주는 리테일 실적개선을 주장하며 대치하는 상황이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하이투자증권지부는 11일 여의도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수자인 DGB금융지주에게 직원 고용을 보장하는 고용안정협약 체결을 촉구했다.

    지주 측이 리테일 구조조정을 철회하지 않고 협약 체결을 거부할 경우 매각 반대 총력투쟁까지 돌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지주와 노조 측는 6차례 협상 테이블을 마련했지만 최종 교섭은 결렬됐다.

    노조가 주장하는 안건은 5년간 직원 고용 보장과 단체협약 승계다. 지난 3년간 현대중공업 체제에서 구조조정 고통을 겪은 만큼 그 과정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DGB금융은 노조가 제시한 협약에 더해 리테일 사업부의 실적개선 논의를 요구하고 있다. 미진한 사업 부분과 관련된 인사와 성과보상체계 등에 관한 내용이다.

    김형래 하이투자증권지부 위원장은 "전날 저녁 지주 측이 재협상을 요구해 밤늦게까지 논의했지만, 리테일 실적개선과 함께 주장했던 임금피크제 도입만 철회했다"며 "리테일 실적개선은 사실상 구조조정으로써 직원 퇴출을 압박하는 것과 같다"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지주 측은 인수 관련 모든 과정이 끝나는 임시주주총회 이후 고용안정협약을 논의하자고 요구하기도 했다"며 "모든 절차가 완료된 후 직원 고용에 대해 협의하는 것은 지주의 꼼수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DGB금융의 하이투자증권 인수는 오는 12일 금융위원회 정례회의에서 편입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지난 2016년 6월 매각 선언 이후 2년여만이다.

    하지만 노조가 매각 철회와 함께 내달 24일 예정된 임시주총도 물리적으로 막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면서 막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DGB금융이 금융위 승인을 받더라도 노조와의 협의는 필수다.

    김형래 위원장은 "지주 측은 구체적인 방향성 없이 리테일 구조조정에 동의하라며 구두로 서명만 요구하고 있다"며 "증권업 리테일 특성상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아도 임금체계를 흔들면 버틸 수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DGB금융의 인수 과정에서 호의적인 태도를 보인 것은 현대중공업 자회사로서 모진 풍파를 겪었기 때문"이라며 "산업자본이 아닌 금융자본 하에 윈윈하고 성장하는 기회를 얻기를 바랬다"고 토로했다.

    한편 노조는 12일 금융위원회 앞 피켓 시위, 13일 한국거래소 앞 결의대회 등을 진행하면서 매각 반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