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개 과제 917명 임직원 참여...삼성전자 대표 혁신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연말까지 40개 스핀오프 스타트업 탄생...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기여도 확대
-
삼성전자의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C랩'이 설립 6주년을 맞아 '창의적인 삼성' 정체성 확립에 본격 속도를 낸다. 오는 2022년까지 5년 동안 매해 40개의 C랩 과제를 선발해 집중 육성하며 적극적인 스핀오프(Spin-Off)로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에 활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도입된 삼성전자 C랩은 오는 12월 6주년을 맞는다. 사내 창의문화 확산을 위해 실험적으로 시작된 C랩은 지난 6년 간 228개 과제에 917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하며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창의·혁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C랩은 그동안 삼성전자가 사업화를 할 수 있는 과제들까지 탄생시키며 내부에서 활약했다. 완료된 과제 180개 중에 사내에서 실제 사업화로 활용하는 과제만 78개에 달한다. 디지털 화이트보드라 불리는 '삼성 플립'을 비롯해 삼성페이의 카드 추천기능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C랩 과제를 완료한 이후 스핀오프를 통해서 독립된 기업으로 거듭난 곳도 36개나 된다. 총 134명이 스핀오프를 통해서 창업에 성공했고 이 기업들이 외부에서 창출한 고용도 170여 명 수준이다.올 연말까지 총 40곳의 스핀오프 스타트업이 탄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달 말에도 2개의 독립된 법인이 설립될 예정이다. 이동식 전기차 충전장치를 개발하는 'EVAR'과 호흡재활운동 솔루션 기업 '숨쉬GO'다. 이 중 숨쉬GO의 경우 관련 분야의 60년 간 독점 구조를 깰 수 있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이재일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장(상무)은 "스핀오프를 한 기업들 중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사례들이 많다"며 "마음껏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발산하자는 조직문화 차원으로 시작했지만 점차 의미있는 성과들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
C랩이 초기 3년 간 내부 혁신의 아이콘으로 자리잡는데 노력했다면 이후 최근까지 3년 동안엔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관계사들이나 외부 대학생들을 과제에 참여시켜 '오픈 이노베이션의 메카'가 되는 식으로 발전했다.이 과정에서 새로운 인재군을 발견했다는 점도 삼성전자가 얻은 큰 수확 중 하나다. 과거의 평가 기준에 따른 전형적인 인재와 달리 창의적인 일에 몰입도가 높고 도전정신이 있는 인물들을 '창의 인재'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전체 인력의 5%에 해당하며 삼성전자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인재로 관리되고 있다.이 센터장은 "과거에는 '관리의 삼성'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면 이제는 '창의의 삼성'이라는 정체성을 갖는데 C랩이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며 "내부 조사에 따르면 임직원의 80%가 우리 회사가 창의적인 회사라는데 동의했다는 결과도 있다"고 설명했다.향후 5년 간은 그동안 쌓은 C랩의 경험과 노하우를 외부로 개방하는데 방점을 둘 계획이다. 외부 스타트업 육성 과제를 연간 20개, 5년간 총 100개 지원하고 삼성전자의 사업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초기 창업자들이나 대학생들에게도 문을 열어뒀다.임직원 대상 내부 C랩 구성도 해외연구소까지 확대한다. 해외연구소에 근무하고 있는 임직원이 새로운 아이디어로 현지시장에서 창업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하기 위해서고 조만간 독립된 스타트업 출범도 예고된다.이 센터장은 "오픈 이노베이션의 관점에서 새로운 과제들을 선발하면서 기존과는 다른 선발 기준으로 스타트업들을 바라보고 있다"며 "일반적인 벤처 생태계에서 육성 과제를 선발하기 위해 스핀오프 회사 출신의 CTO들, 성공한 창업가들, 벤처캐피탈리스트들 등 외부 전문가를 평가과정에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