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한국시리즈 관람… ‘회장님 효과’ 와이번스 8년 만에 우승SK 스포츠팀 팬, 최 회장에 ‘우승요정’이란 애칭 선사
  •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와이번스가 우승한 후 소속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에서 와이번스가 우승한 후 소속팀 선수들에게 헹가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올해에만 세차례 ‘헹가래’를 받았다. 그가 경기장에 등장하면 그룹 소속의 프로 스포츠팀이 모두 우승했다. 최 회장이 ‘직관(직접 관람)’하면 승리한다는 공식이 증명된 셈이다.

    13일 SK에 따르면 SK그룹 소속의 와이번스(야구)와 나이츠(농구)는 올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나이츠는 지난 4월 원주 DB 프로미를 이겨 챔피언이 됐다. 2000년 이후 18년 만이며 팀 통산 2번째 우승이다.

    와이번스는 지난 1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베어스를 꺾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4번째다. 최 회장은 나이츠와 와이번스의 우승결정전을 모두 지켜봤다. SK 스포츠팀 팬들은 그에게 ‘우승요정’이라는 애칭을 선사했다.

    최태원 회장은 이날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등과 함께 와이번스의 승리를 지켜봤다. 이들은 VIP석으로 분류되는 테이블 좌석이 아닌 일반석에서 경기 내내 일어서서 와이번스를 응원했다.

    최 회장이 야구장을 찾은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그는 와이번스가 전성기를 맞이한 2000년 중후반부터 꾸준히 야구장을 찾았다. 2007년과 2008년, 2010년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결정짓던 순간 최 회장은 현장에 있었다.

    하지만 2011년 한국시리즈에서 SK가 삼성 라이온즈에 무기력하게 패한 이후 최 회장은 야구장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2012년 와이번스가 한국시리즈에서 재차 삼성을 만났지만, 또다시 SK는 무릎을 꿇어야했다.

    업계에서는 ‘회장님 효과’가 존재한다고 말한다. 모기업 총수가 경기장을 찾으면 선수들이 평소보다 더 힘을 낸다는 것이다.

    총수들이 구단주가 아니더라도 팀 운영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과거 일본 프로야구 무대에서 활약하던 ‘라이온킹’ 이승엽을 라이온즈로 복귀시켜야 한다고 구단에 요청하기도 했다.

    수년 만에 야구장을 찾은 최태원 회장의 효과 덕인지 와이번스는 5시간이 넘는 연장 13회 혈투 끝에 두산에 승리를 거뒀다. 경기가 끝난 후 최 회장은 선수단을 찾아가 우승을 축하했고 ‘헹가래’를 받았다. 올해 들어 세 번째다.

    그는 나이츠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과 지난 8월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핸드볼 여자 결승전에서 헹가래 세례를 받았다.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최 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도 인도네시아를 찾아 여자 핸드볼 국가대표팀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지켜봤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의 한국시리즈 6차전 관람은 경기 시작 직전에 정해졌다”며 “그는 그룹 소속 스포츠팀에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있어 중요 경기에 대부분 참석하려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