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서 철수…선택과 집중 전략매장서 재고 소진 진행온라인 역습에 비용 절감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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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의 핸드백 브랜드 '덱케'가 백화점 영업을 중단하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몇 년째 국내 패션시장 성장세가 둔화된 상황에서 사업 재정비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섬은 '덱케(DECKE)' 백화점 매장을 철수하기로 하고 각 백화점에 영업 중단을 통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다만 구체적인 일정에 대해서는 조율 중이다.
현재 매장에서 대규모 세일을 진행하며 재고 소진 중이다. 매장 관계자는 "대부분 할인율 50%대로 진행 중이다. 매장은 철수하고 온라인 판매만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한섬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확정된 것은 없다"고 설명했다.
덱케는 한섬이 2014년 론칭한 브랜드다. 한섬이 독자적으로 잡화 브랜드를 선보이는 건 1987년 창립한 이후 처음으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섬은 덱케를 출시할 당시 여성복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에 변화를 줘 안정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한섬은 코오롱FnC 쿠론 출신의 윤현주 디자인실장을 잡화사업부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세계 4대 컬렉션 중 하나인 런던패션위크에 국내 토종 핸드백 브랜드가 참여하기도 했다.
한섬이 브랜드별로 매출을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덱케의 실적이 저조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기로 소비 양극화가 심화 되는 가운데 토종 핸드백의 높은 가격과 가격 격차가 좁아진 수입 핸드백에 끼여 맥을 못추고 있다.
실제로 MCM, 메트로시티, 루이까또즈 등 한 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던 핸드백 브랜드는 이제 백화점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매장 크기를 줄이거나 아예 백화점에서 철수하고 있다.
한섬이 덱케를 온라인으로 전환시키는 이유는 소비자들의 달라진 구매 형태도 있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온라인 쇼핑동향'을 살펴보면 패션부문(의복·신발·가방·액세서리 등)을 포함한 거래액은 12조392억원으로 전년(10조2316억원) 대비 15% 성장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덱케 역시 지난 달 10만~30만원대 에센셜 라인을 출시해 온라인 시장을 겨냥한다. 기존 덱케 주력 상품군인 시그니처 라인(50만~60만원대) 대비 판매가격을 절반 이상 낮췄다.
여기에다 매장 임대료나 인건비 등을 줄이기 위해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온라인으로 판매 채널을 재정비하면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섬은 오프라인 매장 철수는 물론 일부 부진한 수입 브랜드는 정리하는 등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이탈리아 남성복 브랜드 일레븐티를 철수했다. 지난해 한섬은 수익성이 낮은 수입 브랜드 지미추, 일레븐티와 홈쇼핑 브랜드 모덴 등 3개 브랜드를 정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가 비싼 백화점을 대신해 모바일,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불황이 계속되면서 당장 생존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