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차례 매각 유찰 계속…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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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DB산업은행이 워크아웃 상태인 동부제철을 재차 매각하겠단 방침을 밝혔다. 이러한 가운데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동부제철 인수에 대한 견해를 피력해 주목된다. 그는 회사 인수에는 부정적이면서도 경영권을 맡긴다면 한번 운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은 7일 오전 출근길에 기자와 만나 "현재 동부제철을 인수하는 것은 도저히 여력이 없다"면서 "부산공장과도 시너지가 전혀 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장세욱 부회장은 동부제철의 회생 가능성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동부제철) 경영권을 넘겨준다면 한번 운영해 볼 수는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동부제철의 최대주주인 산은 등 채권단은 7일 동부제철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 절차에 돌입한다. 매각 주관사는 글로벌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가 선정됐다.

    매각은 신주를 발행하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동부제철은 산업은행, 농협은행,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이 85%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앞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이사는 지난 2017년 8월 사내행사에서 동부제철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직원들 앞에서 내보인 바 있다. 당시 업계는 장 이사가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을 검토, 추진하는 비전팀의 수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동국제강의 동부제철 인수는 충분히 검토됐고 현실화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동부제철이 사전작업으로 추진한 전기로 매각이 지지부진하며, 동부인천스틸 매각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같은해 11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동부인천스틸 인수에 대해 "말도 안되는 소리"라 강하게 부정하며, 상황은 일단락됐다.

    업계는 산업은행이 재차 추진하는 동부제철 매각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최근 동부제철이 워크아웃연장 공시를 내면서, 가만 있을 수 없는 산업은행이 형식적으로 진행하는 요식행위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동부그룹은 지난 2013년 그룹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동부제철 최대주주 자리를 산업은행에 넘겼다. 산업은행은 2014년 동부당진발전에 관심을 보인 포스코에 인천공장과 함께 매각하는 패키지를 제안했지만, 재무적 부담을 느낀 포스코의 거절로 매각은 무산됐다. 이후 중국 바오산강철이 인수 의향을 보였지만, 기술 유출을 우려해 이 역시 성사되지 못했다. 

    산업은행은 동부제철을 당진공장의 전기로와 동부인천스틸을 나누어 매각하는 방향으로 선회했지만, 이 역시 여의치 않았다. 특히 2017년에는 이란 카베스틸에 당진공장 전기로 매각이 성사 직전까지 갔지만, 대이란 제재로 최종 불발됐다.

    동부제철은 산업은행의 수차례 매각 시도에도 불발되며 현재 그 가치는 현저히 떨어져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은 물론 해외 철강사들이 인수전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는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업황에 손이 많이 가는 동부제철을 인수하려는 업체는 없을 것"이라 단언하면서 "산업은행의 욕심이 동부제철을 이 지경까지 몰고갔다"고 꼬집었다.

    한편, 동부제철은 연 매출 2조5000억원 수준으로 매출 기준 국내 5위 철강사다. 연간 300만톤의 열연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전기로, 180만톤의 냉연강판 생산 설비를 갖춘 당진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이외 컬러강판, 형강 등을 생산하는 인천공장(동부인천스틸)도 동부제철 자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