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설 제기에 "통화정책 완화 기조 유지"반도체 경기 조정 일시적…하반기 회복세 전망"코픽스 하락, 금리 인상 효과 약화 정도 아냐"
  •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뉴데일리DB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은 여전히 완화적이므로 금리 인하를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시장의 시각은 실제 관측되는 실물 경제 흐름보다 좀 더 비관적"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한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 미국 등 세계 경기가 둔화 곡선을 탄 만큼 금리를 다시 내려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이에 이 총재는 "미국이 종전보다 완화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국내에서도 금리 인하설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통화정책은 기존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금리 인하를 논할 시기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지난주 BIS 총재 회의에서도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시장과 정부 간 괴리는 시장이 아무래도 불확실성을 과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의견이 다수였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시장에서는 여러 불확실성과 무역분쟁, 브렉시트, 중국 경기둔화, 미국 셧다운 등에 상당히 민감하다"며 "미국도 시장의 우려를 감안해 당분간 인내심을 갖고 경기지표를 보겠다고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는 실제로 관측되는 실물 경제 흐름보다는 비관적인 편이고 시장 속성상 중첩된 여러 불안 요인을 선반영하려고 한다"며 "미국은 고용시장이 양호한 수준이고 IMF 등 여러 기관에서도 경기침체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감소세에 대해서는 하반기 이후 수요가 다시 증가해 회복세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총재는 "다수 전문기관은 최근 반도체 경기 조정을 일시적으로 보고 있다"며 "가격 하락에 따른 전략적인 구매 지연이나 PC 생산 감소 등 수요 쪽 요소가 점차 해소되면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반도체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한다면 우리 경제에 상당한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올해 비교적 큰 폭의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과도하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정부의 부동산 추가 규제로 주택가격이 내려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반대 견해를 내놨다. 그는 "단기간에 주택가격이 큰 폭 하락할 가능성은 적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주택가격 하락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도 과거보다 줄었고, 오히려 무주택 가구의 주거비를 완화하므로 소비 여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 개선방안으로 오는 7월부터 코픽스 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지는 가운데 한은의 금리 인상을 상쇠하는 결과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의견과 이번 조정으로 금융당국과 한은 간 입장이 엇갈리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는 표현을 썼다.

    이에 이 총재는 "코픽스 금리 하락이 금리 인상 효과를 약화시킬 정도는 아니다"라며 "코픽스 산정방식 개선을 가계부채 안정 대책과 관련해 기관 간 미스매치로 보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당국도 가계부채 안정화 의지를 갖고 있고, 이번 조정은 소비자보호 차원에서 변경하는 것으로 안다"며 "가계대출 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지표금리 하락에 따른 은행의 대응과 잔액기준 코픽스의 활용정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 제기하는 경기 하강 국면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러운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올해도 지난해 수준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악화되는 측면이 나타나 국내 경제도 성장세 둔화 우려가 있지만 급속한 경기 둔화 가능성은 적다"며 "우리 경제가 글로벌 경기 흐름에 상당한 영향 받는 만큼 적절히 대응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