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 3Q 사상최대 실적 기록아모레퍼시픽그룹 역신장
  •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사 제공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각사 제공
    'K-뷰티의 선봉장'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지난해 희비가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의 성장을 발판으로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실적이 후퇴하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이 한참이던 지난해보다 실적이 후퇴하면서 업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31일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영업이익이 5494억7351만원으로 전년 대비 24.9%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0.8% 늘어난 6조781억7921만원, 당기순이익은 23.1% 줄어든 3762억7121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번 실적은 예상치를 크게 하회했다. 증권업계에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6조1701억원, 영업이익 7460억원을 거뒀을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이 같은 실적 하락에는 주력 계열사의 부진에 있다.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은 매출은 3%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4820억원을 기록했다.

    화장품 브랜드숍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부진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니스프리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5989억원, 8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 25% 감소했다. 몇 년전 두자리 성장을 보이던 모습과 대조적이다. 에뛰드도 최근 전반적인 로드숍 시장의 침체 영향으로 매출이 하락하며 적자전환했다.

    반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 연간 실적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6조7475억원, 1조39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5%, 11.7% 증가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살펴보더라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05년 3분기 이후 53분기 성장,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55분기 증가해 14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후, 숨, 오휘, 빌리프 등이 국내와 해외에서 좋은 실적을 내면서 화장품 사업의 성장을 견인했다고 회사는 분석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화장품사업은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도 성장을 지속해 4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8.2% 성장한 1조501억원을 기록, 화장품사업부 최초 분기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과 LG생활건강의 희비가 엇갈리는 건 비단 실적만이 아니다. 각사 대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와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차이도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후는 출시 15년 만에 국내 화장품업계 최초로 단일 브랜드 기준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했다. 2016년 국내 화장품 단일 브랜드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단 2년 만에 매출 규모를 1조원이나 더 늘렸다. 후보다 1년 앞선 2015년 1조 매출을 달성한 '설화수'는 현재까지 1조원 매출권에 정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올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전년 대비 10%의 매출 성장과 24%의 영업이익 증가를 경영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연말 조직개편을 단행하며 새로운 의지를 다진 바 있다. 브랜드 마케팅과 영업이 각각의 전문 분야에 역량을 집중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조성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초격차 혁신 상품 개발을 통한 브랜드 포트폴리오 확대, 옴니 채널 기반의 고객경험 고도화, 디지털을 활용한 전방위적인 고객 소통 강화 등을 추진한다"면서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새로운 뷰티 카테고리를 발굴하고, 면세와 e커머스 등 성장하는 유통 채널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국내 뷰티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사업 확장도 지속해서 추진한다. 중국에서는 설화수를 필두로 럭셔리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이니스프리를 중심으로 중국 내 3~4선 도시 진출도 가속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