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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금융산업인 P2P(Peer To Peer·개인 간)금융의 판이 커지고 있다.
2016년 말 6000억원이던 P2P 누적 대출액이 올 초 5조원을 돌파했고, 투자자가 25만명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사기나 횡령, 불법대출로 연체율이 급증해 문을 닫는 업체들이 생겨나면서 투자자 피해는 물론 사기꾼의 사냥터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당국은 투자자보호를 위해 P2P법제화를 서두르고 있다.
변화무쌍한 P2P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1년 만에 업계 10위권 중반으로 올라선 BF펀드 이지성(59) 대표를 만나 업계 진단과 법제화 방안, 투자자 유의점을 들었다.
이 대표는 P2P업계가 옥석가리기가 한창이라고 평가했다. 불법행위를 저지르거나 고금리를 약속해놓고 연체율을 감당하지 못한 업체들의 시한폭탄이 언제 터질지 모른다는 예상이다.
이지성 대표는 “연체율이 위험수위에 달해 위기에 몰린 업체는 상위사 중에도 찾아볼 수 있다”며 “무분별한 대출영업이 지속되면 도산이나 폐업으로 가는 업체들이 계속 생겨날 것”이라 진단했다.
P2P 대출은 은행이 아닌 온라인·모바일 플랫폼에서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하는 사업 모델이다. 투자자들에게 돈을 모아 자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원금과 이자를 받아 투자자들에게 상환하는 식이다. -
P2P업체의 연체율은 1년새 3배 가까이 급증해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상당 부분이 부동산 대출에 집중돼 있어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연체율이 더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P2P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1월말 기준 P2P금융협회 회원사 평균 연체율은 6.82%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말 연체율 2.34%와 비교해 2.9배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9월말 5%를 넘어선 이후 5~6%를 넘나드는 상황이다.
지난해 금융감독원이 P2P 대출업체 178곳을 대상으로 한 실태점검에서도 20곳 이상이 사기‧횡령 혐의 등이 포착돼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같이 P2P(플랫폼사업자)업체가 고의적으로 고객을 기만해 사기행각을 벌이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투자자가 떠안아야 할 수도 있다.
투자자 보호가 절실한 이유지만 아직까지 안전장치는 부실하다. P2P시장에 대한 법과 규제가 불분명한 탓이다.
금융당국이 서둘러 P2P 법제화를 추진하며 가이드라인을 제정하는 등 법 테두리의 윤곽을 잡아가고 있다.
최근 논의되는 안은 ▲회사의 자기자금투자 허용 ▲개인투자한도 완화 ▲금융사 투자 허용 ▲담보물에 대한 공시 요건 강화 ▲투자자보호 미흡시 처벌 규정 마련 ▲최소 자기자본 상향 ▲플랫폼 수수료 최고금리에 포함 등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이어진다.
이지성 사장은 P2P업체들이 받는 플랫폼 수수료를 법정 최고금리인 24% 규제안에 포함하는 것은 업계 발전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안은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에 따라 24%로 제한돼 있는 최고이자율 안에 P2P업체들이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주고 받는 플랫폼이용수수료를 포함시키는 것이다.
이지성 대표는 “플랫폼이용수수료는 대부업자가 수취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 사업자가 수취하는 것인데 이자제한법에 규제를 받는다면 P2P업체들은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고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1년 짜리 대출 계약을 하고 플랫폼이용수수료 2%를 받았는데 차주가 한 달 만에 대출금을 상환을 하게 되면 플랫폼이용수수료도 연이율로 환산해 받은 수수료를 토해야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며 “플랫폼이용수수료는 대출 계약의 기간에 상관없이 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주고 받는 수수료이기 때문에 최고금리에 포함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최고금리에 포함하는 대신 플랫폼 최대 수수료를 정해 규제하는 것이 낫다고 제안했다.
공정한 경쟁과 투자자보호 장치 마련을 위한 법은 필요하지만 부작용을 틀어막기 위한 규제 강화가 자칫 P2P시장 활성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유의사항으로는 ‘하이리스크 하이리턴(high risk high return, 고위험 고수익)'을 강조했다. 높은 투자수익률에 현혹되지 말고 해당상품과 그 상품을 취급하는 업체를 면밀하게 살펴보는 투자자의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는 “투자하고자 하는 업체가 어떤 상품을 주로 취급해왔고, 누가 그 회사에 투자하는지를 보면 해당 분야에 전문성과 신뢰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성 대표가 이끄는 BF펀드는 2018년 후발주자로 업계에 들어섰지만 법인투자자를 유치해 지난 연말부터 50억원의 월 대출액을 실행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투자보수주의를 앞세워 안전성이 담보된 은행의 아파트 담보대출 투자와 시설 자금을 담보로 준공이 임박한 초단기 건축자금 중심의 상품을 운영 중이다.
안전자산에 투자하며, 신용평가회사와 연계해 차입자의 개인 신용도를 반영하는 등 부실예방에 힘쓴 결과 연체율은 현재 0%로 탄탄하다. 문을 연지 1년만의 성과다.
이 대표는 앞으로도 수도권 아파트 담보대출 중심의 안정적인 투자상품 제공해 저금리시대 보수적 투자자들에게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투자처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 이지성 BF펀드 대표이사▲1960년 서울 출생 ▲1982년 삼성생명 입사, 재무기획팀 부장, 경영관리 상무, 상품기획상무 역임 ▲ 2006년 한성항공 대표이사 사장 ▲ 2009년 A+리얼티 (부동산중개/자문) 대표이사 ▲2013년 A+에셋 경영관리실 실장·사장 ▲2018년 ㈜비에프펀드 대표이사·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