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런 합의 이르지 못해… 추후 다시 만날 것 기대"현대아산 다음달 실시할 유상증자에도 차질 우려
  • ▲ 아태 리택건 부위원장은 지난해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참석 차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에게 인사를 거내고 있다.ⓒ현대그룹
    ▲ 아태 리택건 부위원장은 지난해 금강산관광 20주년 남북공동행사 참석 차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현대그룹 현정은 회장에게 인사를 거내고 있다.ⓒ현대그룹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갑작스럽게 결렬되면서 이번 회담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던 현대그룹도 아쉬워 하는 모양새다. 현대그룹은 이번 일로 일희일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회담 성과에 따라 금강산 관광 재개 가능성까지 나왔던 터라 안타까움은 더 큰 상황이다.

    28일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북미정상회담은 아무런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백악관 측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틀간 하노이에서 생산적인 협상을 했지만, 비핵화와 상응조치에 대한 이견으로 결국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며 "양국 정상은 추후 다시 만날 것을 기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금강산관광 뿐만 아니라 남북 경제협력의 초석이 될 것으로 점쳐졌다. 남북경협을 위해서는 미국의 대북 제재가 먼저 풀려야 한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미국 제재가 풀린다면 금강산관광은 3개월 후면 가능하다"며 이번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물론 회담에서 금강산 관광이나 개성공단 재개 등이 직접 언급될 가능성은 크지 않았지만, 이번 회담 내용에 따라 간접적으로나마 남북경협 재개를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어 현대그룹의 기대감도 컸다.

    하지만 회담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종료되면서 현대그룹도 안타까움을 숨기지 못하고 있다. 현대그룹 측은 북미정상회담 결렬 소식에 "기대와 희망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금강산 관광을 비롯해 남북경협 재개를 위한 준비와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금강산 관광은 현대그룹의 오랜 숙원이자 남북경협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현대그룹은 지난 1998년 금강산 관광을 시작으로 개성공단 개발, 개성관광 등 20여년간 남북경협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금강산 길이 막힌지 10년이 지났는데도 현대그룹이 관광 재개의 꿈을 포기할 수 없던 것도 이 때문이다. 현 회장은 "단 한분의 관광객이 계시더라도 금강산 관광은 계속돼야 한다는 일념 하나로 희망과 기대를 버리지 않고 지난 10년을 견뎌왔다"며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이번에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현대아산의 유상증자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아산은 다음달 5일부터 이틀간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유상증자 규모는 총 500억원(신주발행 1000만주)이다.

    증자금액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사업 재개 시 사용될 예정이다. 현대아산은 500억원중 350억원은 금강산 및 개성공단의 시설 개·보수 및 장비·비품 구매에, 나머지 150억원은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현대아산 측은 "지금 이 상황과 유상증자 결과를 연결짓는 것은 무리"라며 "북미 정상회담을 이유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을리 없다"고 강조했다. 현재 현대엘리베이터가 대북사업 참여를 위해 현대아산의 유상증자에 참여한 상태다.

    한편, 현대그룹은 제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부터 대북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현 회장을 위원장으로하는 '남북경협사업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북사업 점검에 돌입한 바 있다.

    현 회장 역시 지난해 세차례나 방북길에 올랐다. 8월에는 고(故) 정몽헌 전 회장의 15주기 행사 참석을 위해 금강산을 찾았고,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의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한데 이어 11월에는 금강산관광 20주년 행사 참석차 다시 금강산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