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일, 일본 등 이어 7번째 '3050클럽' 입성고꾸라진 일본 따라가는 한국…성장 정체 우려감
  • 우리나라가 선진국의 잣대로 여겨지는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를 열면서 주요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하지만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일본 경제 전철을 밟고 있어 향후 성장 정체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3만 달러 이상이고 인구가 5000만명 이상인 국가를 의미하는 '3050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7번째다. 3050클럽에는 미국, 독일, 일본,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등 6개국이 있다.

    우리나라의 소득 3만 달러 달성은 3050클럽 주요국에 비해 늦은 편이다. 2006년 2만 달러 달성 이후 12년이 걸렸는데, 6개국 평균 9.7년보다 늦다. 

    3050클럽 국가 중에는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6만1247달러로 가장 높았다. 2004년 4만 달러 돌파 이후 12년 만에 6만 달러까지 올라섰다. 

    독일은 2007년 일본을 추월해 4만 달러 시대를 활짝 연 후 10년간 유지 중이다.

    반면 일본, 프랑스, 영국은 4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고꾸라졌다. 미국(7년)과 독일(12년)보다 2~3년 정도 짧은 기간에 4만 달러를 돌파했지만 경기 악화에 직격탄을 맞았다.

    이탈리아는 14년 만인 2004년에 3만 달러 돌파 현 수준을 13년간 유지 중이다. 이탈리아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2931달러로 우리나라와 가장 비슷하다.

    주요국 중 가장 먼저 3만 달러를 달성한 곳은 일본이다. 소득 성장도 가장 빨랐는데 ▲1987년 2만 달러 ▲1992년 3만 달러 ▲1995년 4만 달러를 단시간에 넘었다.

    하지만 이후 20년 이상 맥을 못 추리고 있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불리는 장기불황의 악순환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한국이 일본 경제를 따라가고 있다는 거다. 우리나라가 3050클럽에 가입했다고 해도 경기 불황이 지속된다면 장기간 3만 달러에 머물거나 2만 달러로 내려앉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은 2.7%로 2017년 3.1%를 기록했지만 다시 성장세가 빠르게 꺾이고 있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한 인구 구조 문제도 심각하다.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는 속도가 일본보다 훨씬 빠른데, 지난해 합계 출산율은 0.98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은 선진국에 비해 다소 높은 수준이다. 국민소득 2만 달러 도달 이후에도 빈곤율은 뚜렷한 개선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노인 빈곤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우리나라의 상대적 빈곤율은 14.7%인데, 65세 이상의 경우 46.5%로 매우 높다.

    김수형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삶의 만족도나 일과 삶의 균형 지표에서 선진국보다 낮은 편"이라며 "최저임금 수준과 근로자의 실질 임금 및 임금 상승폭도 선진국과 비교하면 낮아 근로자의 생활수준이 정체돼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경제성장률이 떨어지고 고용이 부진해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선진국 시대를 체감하기 어렵다"라며 "국민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구조적이고 정책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