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시켜 지역 경제 활성화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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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확정됐다. 이번 인수에 반대 입장인 노동조합를 설득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의 고용안정, 협력업체 기존 거래선 유지 등 상생도 약속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업은행은 8일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지난 1월 31일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맺은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관한 기본합의서에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한국조선해양(가칭)'을 설립하고, 산업은행은 보유 중인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한 뒤, 대신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 밖에도 이날 체결된 본 계약서에는 ▲현대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에 대한 실사 실시 ▲'중대하고 부정적인 영향'이 발생되지 않는 한 거래 완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 경주 ▲기업결합 승인 이전까지는 현대 및 대우 양사의 독자 영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위법한 행위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겼다.

    양사는 이날 계약식에서 대우조선해양 임직원의 고용안정 및 협력업체 기존 거래선 유지 등 상생발전방안을 담은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이는 갈수록 거세지는 노조 반발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공동발표문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궁극적으로 고용을 안정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데 있다. 양사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해 ▲대우조선해양의 자율경영체제 유지 ▲대우조선해양 근로자의 고용안정 약속 ▲대우조선해양 협력업체 및 부품업체의 기존 거래선 유지 등의 입장을 천명했다.

    이와 함께, 학계‧산업계 그리고 정부가 참여하는 '한국조선산업 발전협의체(가칭)' 구성을 추진해 기자재업체, 협력업체로 이루어진 각 지역의 조선 산업 생태계를 복원시키겠다는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도 제시했다.

    이날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부회장은 "이번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우리나라 조선산업의 성장과 발전을 주도해 온 현대중공업그룹의 사명감과 책임감에서 출발된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 산하의 4개 조선사를 영업 및 설계, 생산에 최적화시키고, 새롭게 출범하는 '한국조선해양'은 컨트롤타워 겸 R&D 및 엔지니어링 전문회사로 발전시켜 양사의 기술 경쟁력을 한 단계 도약시킬 것"이라며 "한 가족이 될 대우조선해양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중공업은 본계약 체결 이후 대우조선 인수를 본격화한다. 가장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자산 또는 매출액이 3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300억 이상의 회사를 인수·합병하는 경우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가 필수적이다.

    해외 주요국들의 시장 당국으로부터 인수·합병을 승인받는 과정도 남아 있다. 특히 경쟁국인 중국과 일본의 동의를 얻기가 어려워 보인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일본의 경우 한국 정부가 자국의 조선업체 지원으로 협정을 위반했다며 세계무역기구에 제소도 한 상태다.

    한편, 이날 상경 투쟁에 나선 대우조선 노조는 산업은행 진입을 시도하던 중 경찰과 충돌했다. 당초 대우조선 노조는 서울 계동 현대 사옥 앞에서 집회한 뒤 청와대로 행진할 예정이었으나, 인수 본계약 체결 장소가 산업은행으로 결정되면서 산은 앞으로 시위 장소를 변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