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본계약 체결식 진행 예정현대중공업·대우조선 노조, 상경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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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과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을 체결한다. 하지만 이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가 각각 상경투쟁을 벌이는 등 반발 수위가 높아지면서 대우조선 민영화 작업이 시작부터 삐그덕대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최대주주인 산업은행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현대중공업그룹에 대우조선 지분을 넘기는 안건을 상정한다.

    업계에서는 큰 이변이 없는 한 안건이 가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산은은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현대중공업과 본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본계약을 체결하면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 인수를 본격화한다. 대우조선 역시 산업은행 품을 떠나 새 주인을 맞이하게 된다.

    최대 걸림돌은 노조 반발이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날 전 조합원과 함께 청와대 상경투쟁을 벌인다. 정오쯤 광화문 앞 정부 서울청사 앞에 도착해 상급단체인 금속노조와 함께 매각 철회를 요구하는 결의대회를 한 뒤 청와대로 향할 예정이다.

    노조 측은 "조선 산업 구조조정은 한국 조선업의 시장 경쟁력을 회복한다는 명분이지만 실상은 현중 재벌을 위해 노동자 희생만을 강요하고 지역의 존립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구조조정을 동반할 것이 뻔한 동종사 매각을 즉각 철회하고 당사자 참여를 전제로 매각을 원점으로 되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 노조는 이미 지난 4일부터 현대중공업 실사단의 회사 방문을 막기 위해 '실사저지단'을 구성한 상태다. 지난 7일에는 거제 대우조선소에서 조합원과 시민 등 5000여명이 참여해 인간 띠 잇기 촛불집회를 벌였다.

    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투쟁에 나선다.본계약 당일 현대중공업 노조는 오전9시부터 집행간부와 대의원들로 구성된 확대간부들의 7시간 파업을 진행한다. 오후3시부터는 서울로 상경해 계동 현대빌딩 앞에서 인수중단 결의대회 상경투쟁를 벌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소식지를 통해 '대우조선 인수, 밀실야합 무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 측은 "밀실야합으로 대우조선 인수매각을 추진한 정부를 압박하고 노동자 희생을 담보로 착취한 모든 이익을 세습하려는 현중 자본을 규탄한다"며 상경투쟁을 알렸다.

    양사 노조가 대우조선 매각에 반대하는 이유는 일방적 매각 절차 진행에 따른 고용불안 때문이다. 동종업계인 탓에 연구개발, 설계, 영업, 재무 분야 등에서 통합운영을 통해 구조조정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다만 두 회사 노조가 공동파업을 벌일 가능성은 적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노조는 투쟁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파업 강도를 볼 때 대우조선 노조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파업 찬반투표 찬성률도 51.58%로 간신히 절반을 넘겼다.

    노조 반발 외에도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은 많다. 대우조선 협력업체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이번 조선업 빅딜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경상남도는 6개 시군, 지역 상공계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하고 대우조선 매각 문제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다.

    필수적으로 통과해야 하는 심사도 여러 개다. 우선 가장 먼저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이후 해외 주요국들의 시장 당국으로부터 인수·합병을 승인받는 절차도 남아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조 반발 외에도 공정위 기업결합심사와 해외 경쟁국 승인 등 대우조선 인수까지 남은 과제가 많다"며 "이런 과정을 거치면, 적어도 올해 말이 돼야 인수가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