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 차이, 전통도 달라 존중해야"
  • ▲ 최정우 포스코 회장ⓒ뉴데일리
    ▲ 최정우 포스코 회장ⓒ뉴데일리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철강 3사가 CEO 의전에서 닮은 듯 다른 방식을 보여 눈길을 끈다.

    오너 체제가 아닌 포스코는 과하지도 덜하지도 않은 적정한 의전 수준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허례허식을 피하는 대표를 모시는 동국제강 또한 CEO 의전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반면 모그룹의 조직문화가 녹아든 현대제철은 대표급 의전에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사풍이 고스란히 반영된 이같은 의전은 각 사의 조직문화에 따라 서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나 장단점과 호불호를 논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 중평이다.

    포스코는 국내 철강 3사 중 유일하게 총수 체제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사내 분위기도 다른 철강사들에 비해 부드러운 편이다. 의전 역시 이런 분위기가 반영돼 리버럴한 모습을 보여준다.

    다만 국내 철강업계를 이끌어가는 리딩기업이다 보니 사안에 따라서는 민감하게 대처한다. 특히 정부나 정치 쪽과 관련된 이슈가 부각될 경우에는 의전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이때는 CEO 역시 쏟아지는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최근 사례에선 권오준 전 포스코 회장이 최순실 연관설에 휩싸였을 때를 들 수 있다. 당시 수많은 언론에서 권 회장의 일거수 일투족을 추적했고, 이에 따라 포스코 직원들도 의전에 부쩍 신경썼다.

    현직인 최정우 회장은 지나친 의전을 기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퇴근 시에나 사옥을 드나들 때 데스크에 있는 직원들에게 크게 신경쓰지 말 것을 주문할 정도다.

  • ▲ 김용환 부회장.ⓒ현대제철
    ▲ 김용환 부회장.ⓒ현대제철

    옛 현대가 사풍이 남아있는 현대제철은 대표이사 의전에 많은 신경을 쓴다. CEO가 차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임원들이 줄을 서서 대표이사를 맞이하는 모습도 흔치 않게 접할 수 있다. 철강사 중 유일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은 허례허식을 피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외부 행사에 참석할 때에도 직원들을 대동하지 않고 홀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경우가 잦다.

    직원들도 이같은 장 부회장의 성향을 잘 알고 있다. 평직원들도 장 부회장과 가끔 식사를 하며 친분을 쌓는데, 이 모든게 의전 방식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

    지난 1월에 열린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CEO 의전 방식 차이가 회자됐다.

    당시 현대제철은 김용환 부회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임원을 비롯해 여러 직원들이 대표 맞이에 나섰다.

    반면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은 직원 한명만 데리고 소리소문없이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포스코는 오너 기업이 아니다 보니, 의전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며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은 대표 성향과 사내 분위기에 따라 의전 방식이 크게 갈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전이라는게 회사마다 다르기에 무엇이 좋고 나쁘다를 판단하긴 어렵다"며 "각 사가 지켜온 일종의 전통 같은거라 서로 존중해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뉴데일리
    ▲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