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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손 들어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 엘리엇과 표대결 '판정승' 예고

글래스루이스 등 대부분 자문사, 엘리엇 고배당 요구에 반대사외이사 관련 일부 의견 엇갈리지만 대체로 사측 후보 찬성

입력 2019-03-14 06:36 | 수정 2019-03-14 07:03

▲ ⓒ뉴데일리

미국계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의 고배당 요구 및 사외이사 후보 추천으로 현대차그룹의 정기주총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과 엘리엇 간의 정기주총 표대결 시 승패에 중요한 영향을 끼칠 의결권 자문사들이 현대차그룹의 손을 잇따라 들어주면서 판세는 점차 기울어가는 양상이다.    

오는 15일 기아차를 시작으로 22일에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주총이 예정돼 있다. 엘리엇이 기아차에 대해 주주제안을 하지 않았기에 15일 주총은 잠잠한 상태다.

핵심은 22일 주총에서의 표대결이다. 앞서 엘리엇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고배당을 포함하는 주주제안을 했다. 엘리엇은 현대차 3.0%, 현대모비스 2.6%, 기아차 2.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엘리엇, 고배당 및 사외이사 후보 추천

엘리엇은 현대차에 대해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을 배당하라고 제안했다. 배당총액이 약 4조5000억원에 이르게 된다. 이는 지난 5년간 현대차의 배당총액을 상회한다. 우선주 배당금까지 합치면 약 5조8000억원이 된다. 이는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이익 1조6450억원의 3.5배 수준이다.

또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존 Y.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과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 마거릿 S 빌슨 CAE 이사 등 3명을 제안했다.

엘리엇은 현대모비스에도 보통주 1주당 2만6399원, 우선주 1주당 2만6449원 등 약 2조5000억원의 배당을 제안했다. 이 역시 지난해 현대모비스의 당기순이익 1조8882억원의 1.3배에 해당된다. 로버트 앨런 크루제와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등 2명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선임하자는 안건도 내놨다.

◇ 현대차·현대모비스, 적정한 현금배당 및 사외이사 후보 확정

반면 현대차는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현금 배당을 책정했다. 사외이사로는 세계적 금융 전문가인 윤치원 UBS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 글로벌 투자 전문가인 유진 오 前 캐피탈그룹 인터내셔널 파트너, 경제학계 거버넌스 전문가인 이상승 서울대 경제학 교수 등을 신규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1주당 40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미래차 부문의 기술전략 분야와 투자 재무분야에서 각각 글로벌 최고 전문가로 평가 받는 외국인 2명을 사외이사 후보로 확정했다. 전문 엔지니어 경력을 갖춘 경영자 출신 칼-토마스 노이먼(Karl-Thomas Neumann) 박사와 미국 투자업계 전문가인 브라이언 존스(Brian D. Jones)이 그 주인공들이다.

관건은 주주들의 의결권 행사에 큰 영향을 끼치는 국내외 자문사들의 의견이다.

◇ 글래스루이스, 현대차 배당액과 사외이사 모두 찬성

미국의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는 현대차가 제시한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배당에 찬성했고, 엘리엇이 요구한 보통주 1주당 2만1967원에는 반대 의견을 냈다.

사외이사의 경우도 현대차가 제시한 3명의 후보에 대해 모두 찬성했지만,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에는 모두 반대했다.

글래스루이스 측은 “대규모 일회성 배당금을 지급해 달라는 제안에 대해 주주들의 지지를 권고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면서 “빠르게 진화하는 자동차 산업 특성을 고려할 때 현대차가 경쟁력 향상과 장기적 수익률 제고를 달성하기 위해 상당한 R&D(연구개발) 비용과 잠재적 M&A(인수합병) 활동이 요구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가 제시한 사외이사 후보는 투자 분석, 자본 관리, 기업 지배구조 분야에서 충분한 경험을 보유했다”며 “주주들의 지지를 받을 만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고 덧붙였다.

현대모비스의 경우 엘리엇이 제안한 배당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냈다.

글래스루이스 측은 “급변하는 자동차업계에서 적절히 대응하려면 연구개발(R&D) 투자와 인수합병(M&A) 활동이 필수적이므로 현대모비스 이사회가 제시한 투자전략을 지지한다”며 “현대모비스는 주주 배당을 확대하는 등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사외이사 후보 2명에 대해서 모두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글래스루이스 측은 “엘리엇이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를 선임하는 것이 현 이사회의 전문성 다양화, 새로운 시각 도입, 독립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사외이사의 자동차 및 관련 기술 전문성을 강화한다면 업계 및 회사가 앞으로 직면하게 될 변화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관점을 도입하고 경영진의 책임성도 증진시켜 주주들의 권익에 보다 부합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ISS, 현대차 사외이사 후보 3명 중 2명 찬성

또 다른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대한 엘리엇의 배당 요구에 반대하는 의견을 냈다.

사외이사 관련 엘리엇이 추천한 현대차 후보 3명 중 존 Y. 리우 베이징사범대 교육기금이사회 구성원 및 투자위원회 의장과 로버트 랜달 맥이언 발라드파워시스템 회장에 대해서는 찬성 의견을 냈다.

반면 현대차가 제안한 후보 3명 가운데 윤치원 UBS 그룹 자산관리부문 부회장에 대해서만 찬성했다.

엘리엇이 추천한 현대모비스 사외이사 후보 2명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이사회 구성을 9명에서 11명으로 늘릴 것을 권고했다.

▲ ⓒ현대차

◇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엘리엇 사외이사 후보에 불행사 권고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배당 관련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공통적으로 회사측 제안에 찬성했고, 엘리엇 제안에는 불행사 권고를 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배당은 장기적인 배당정책에 따라 안정적인 추세로 지급되는 것이 타당하다”며 “회사가 제시한 주주환원정책은 이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사외이사 선임 관련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추천한 후보를 모두 찬성했고, 엘리엇이 제안한 후보는 모두 반대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엘리엇이 단기적인 기업가치 제고 방안에 관심을 둘 여지가 크다고 판단된다”면서 “주주 제안자가 제안한 사외이사 후보가 장기적인 주주가치 제고에 부합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엘리엇의 배당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배당에 찬성하는 의견을 냈다.

사외이사의 경우 현대차와 엘리엇의 추천 후보 모두에 찬성했지만, 현대차가 제시한 후보에 대해 추천 권고를 했다.

이처럼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엘리엇의 사외이사 후보들을 반대한 이유는 이해상충, 기술유출, 경영간섭 가능성이 다양성보다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엘리엇이 현대차에 제안한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는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이다. 현대모비스에 제안한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 오토모티브의 CTO를 맡고 있다.

현대차가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연료전지시스템 기술로 글로벌 수소전기차 시장에서 선두권 경쟁을 펼치고 있고, 현대모비스가 전기차 등 전동화 차량 핵심부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쟁업체의 현직 인사가 두 회사의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됐기 때문이다.
이대준 기자 ppoki99@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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