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 시장 작년 매출 111兆오프라인 매장 줄이고 온라인 사업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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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업계가 온라인 유통망을 강화하고 있다. 몇 년째 불황이 계속된 상황에서 고비용 구조의 오프라인 매장 의존도를 낮추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해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 전략은 온라인·모바일 쇼핑이 확산되는 트렌드를 겨냥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온라인 쇼핑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전년 대비 22.6% 증가한 111조8939억원이다. 이는 2017년 온라인 쇼핑 거래액(91조3000억원)보다 약 20% 늘어났다.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100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온라인 쇼핑이 전체 소비 중 차지하는 비중도 2017년보다 5%포인트 증가한 26%를 기록했다.

    ◇ 매년 두 자릿수 성장에… 사업 역량 키우기

    이처럼 온라인 쇼핑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유통 대기업들은 관련 사업에 역량을 키우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5월 롯데쇼핑을 중심으로 한 온라인 사업 통합을 선언했다. 온라인 사업에 3조원을 투입해 2022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내년까지 하나의 쇼핑앱으로 롯데 유통사의 모든 매장을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구상도 세웠다. 이를 위해 IT인력도 400명 더 충원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달 온라인 신설법인 '에스에스지닷컴'을 출범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의 핵심 역량을 모두 집중해 온라인 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투자금액은 총 1조원으로 온라인 신설법인 출범 이후인 7000억원을 우선 투자한다. 이후 3000억원이 추가 투자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배송서비스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현재 당일배송 및 3시간 단위 예약배송을 시행 중이지만 온라인 전체 주문량의 80%를 차지하는 수도권의 배송효율을 더 높이기 위해 보정, 김포 등 온라인 전용 센터 구축에 나선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올해 핵심사업으로 꼽고 온라인 쇼핑 강화에 나선다. 이달 현금간편결제 서비스 'H몰 페이'를 론칭한 것도 그 일환이다. 회사 측은 이번 서비스 구축을 통해 매출 확대에 나선다는 각오다. 현재 모바일앱에서만 사용 가능한 H몰 페이를 추후 온라인에서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할 예정이며, 온라인 쇼핑시 반드시 필요한 가입·결제·로그인·인증 부문 편의성을 업그레이드해 나갈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 "온라인 유통채널로부터의 시장 잠식이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오프라인 할인점의 영업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다"면서 "온라인 맞춤으로 체질 개선을 꾀하는 만큼 최악의 국면을 피해 시장 환경이 좀 더 나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 더반찬 정기배송 서비스ⓒ동원홈푸드
    ▲ 더반찬 정기배송 서비스ⓒ동원홈푸드
    ◇ 배달 늘리고·온라인 브랜드 강화 

    오프라인 고유 영역으로 보였던 신선식품 시장도 온라인으로 옮겨가면서 주요 식품업체들도 배송서비스를 강화하면서 판로확대에 나섰다.

    동원홈푸드의 반찬마켓인 더반찬은 정기배송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서비스를 더욱 강화한다. 더반찬 정기배송 서비스는 매번 번거롭게 제품을 주문할 필요 없이, 매일 각기 다르게 구성된 식단 목록을 보고, 원하는 날짜의 상품을 일괄 선택해 주문하는 서비스다. 주문은 한번에 최대 4주 분량까지 가능하며 배송 당일 새벽마다 받아볼 수 있다.

    지난 2017년 가정간편식 브랜드 '잇츠온'을 선보인 한국야쿠르트는 소비자가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밀키트' 제품을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정기배송해주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345만개가 판매됐다.

    CJ제일제당도 CJ온마트를 통해 배송 서비스를 진행한다. 햇반 등 정기적으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비율이 높은 제품을 대상으로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등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패션업체들은 오프라인 매장 대신 온라인 상품을 적극 출시하는 등 브랜드의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면서 유명 백화점 입점이라는 체면보다 실리를 챙기고 있는 것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한섬은 이달 잡화 브랜드 덱케를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백화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하면서 매장을 축소하고 대신 온라인 채널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전략을 수정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2016년 빈폴키즈 오프라인 매장을 정리하 가격대를 기존대비 70%대로 책정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했다. 빈폴레이디스도 온라인 전용 상품을 선보였다.

    LF도 2016년 질바이질스튜어트와 일꼬르소를 온라인 중심 채널로 전환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남성복 브랜드 스파소의 가두점 영업을 중단하고 온라인 유통으로 전환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오프라인 매장보다는 온라인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며 "극심한 불황으로 당장 생존을 위한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반적인 소비침체 분위기가 개선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온라인을 활용해 경영 효율화에 나서는 업체들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