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서 일부 고객 볼멘소리, 제과점은 속비닐 사용 가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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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외, 비닐에 넣으면 안 되는 거예요?”전국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지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이 금지된 첫날인 1일 오전. 서울 송파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참외를 산 이 모씨 는 계산대에서 직원의 제지를 받았다.이날부터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 본격 시행되면서, 낱개로 판매하는 과일을 비닐봉투에 담아갈 수 없기 때문이다.이 씨는 “참외가 뭉개질 수 있으니 비닐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흙 묻은 것만 된다니 말이 안 된다. 못쓰게 하려면 전부 다 못쓰게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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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트 곳곳에는 그간 과일, 채소를 속 비닐에 담아가는데 익숙한 많은 고객이 속 비닐을 찾았다. 직원들은 곳곳에서 이를 제지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비닐 롤백 사용 제한’을 알리는 문구도 곳곳에 설치됐다. ‘흙당근’, ‘감자’, ‘시금치’ 등 흙이 묻어 비닐이 필요한 채소들과 ‘오렌지’, ‘아보카도’ 등 낱개로 살 수 있는 것들은 롤백을 사용할 수 있었다.
일회용 비닐봉투를 제공하다 적발되면 위반 횟수에 따라 최대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계산대에서 일하는 직원 이모 씨는 “평소 습관처럼 비닐에 넣어 가시는 손님들이 많아서 설명을 드리고 비닐을 뺀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대형마트의 경우, 이미 지난 2010년부터 환경부와 비닐봉지 판매금지 협약을 맺고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종량제봉투와 종이박스 등을 제공해왔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혼란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집에서부터 장바구니를 갖고 오거나, 현장에서 장바구니를 구매하는 손님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종량제 봉투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하는 손님도 다수였다.주부 김 모씨는 “가방 안에 장바구니를 넣어 갖고 다닌지 오래 됐다. 귀찮기는 하지만 환경을 생각하면 장바구니를 쓰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나아가서 불필요한 포장들도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
백화점도 일회용 비닐봉투 사용 금지에 동참했다. 일회용 속비닐 대신 간이 종이백을 증정하는 곳도 있었다. 같은 날 오전 송파구의 한 백화점에는 신선식품을 비치된 종이 봉투에 담아 손님에게 포장해주기도 했다.백화점 식품관의 한 점원은 “오늘부터 비닐 롤백 사용이 제한돼, 종이 봉투를 준비했다. 비닐 대신 종이를 사용해도 포장에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마트에서는 종량제봉투와 장바구니 사용은 사실상 자리를 잡아 큰 혼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속 비닐 제공에 대해서는 소비자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제과점 역시 1일부터 돈을 받고 비닐봉투를 판매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무상 제공은 금지됐다. 반면 속비닐 사용에 대해서는 대형마트·백화점과 달리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로인해 일부 빵집에서는 아직도 속비닐 사용을 제한없이 사용하고 있었다. 소비자들이 빵 5개를 계산하자, 직원은 빵 하나씩 낱개로 비닐봉투에 집어넣었다.대형 제빵 프렌차이즈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달리 제과점은 속비닐 사용에 제한이 없다. 속비닐은 식품에 바로 닿는 만큼 위생 부분에서 속비닐 사용을 금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환경 문제 등을 생각했을때는 차츰 검토해나가야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