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물가 상승률 부진 영향
-
국내 경제 성장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금융시장, 국제금융센터 등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투자은행인 노무라는 최근 종전 2.5%에서 2.4%로 내렸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2.3%에서 2.1%까지 떨어뜨렸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5%로 하향 조정, 작년 9월엔 2.8%로 전망했다가 12월에 2.6%로 낮춘 바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7%(작년 10월 제시)에서 2.5%로 낮추면서, 대외 리스크 요인이 받쳐주지 않으면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지난달 26일 국회 간담회에서 한국개발연구원(KDI)는 작년 12월에 전망한 2.6%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도 2.8%(작년 11월)에서 2.6%(3월 초)로 내렸다.
국제통화기금(IMF)은 9일 경제전망을 내놓으며 한국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지난달 12일 연례협의 후 IMF는 기자간담회에서 정부의 성장률 목표(2.6∼2.7%) 달성이 가능하다면서 전제조건으로 대규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거론했다. GDP의 0.5%(약 9조원)를 초과하는 추경 없이는 그만큼 성장이 어렵다고 평가한 것이다.
이달 18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 때 수정경제전망을 내놓는다. 1월에 내놓은 전망치(2.6%)를 낮출지가 관심이다.
최근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올해 1·2월 경제지표를 합해서 보면 최근 국내 경제 성장 흐름이 다소 완만해졌다. 대외여건 변화를 감안하면 하방리스크가 조금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총재는 다만 "1월에 전망치를 이달에 바꿔야 할 정도인지는 좀 더 짚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올해 하반기 인하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뚜렷해지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 인하 사이클이 끝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국내 물가 상승세도 부진한 점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1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5%로 1965년 통계작성 이래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은도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1.7%에서 1월에 1.4%로 떨어뜨린 데 이어서 2월엔 추가 하락 가능성을 시사했다.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은 낮지 않다는 점을 강조해왔는데 최근엔 그마저도 힘을 잃는 모습이다.
골드만삭스는 관리물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율이 올해 2월 1.6%에서 3월 1.3%로 내려가며 작년 2월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S&P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0%로 제시하며 연내 한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점쳤다.
노무라는 1.0%에서 0.8%로, 씨티는 1.3%에서 1.1%로 물가 전망치를 각각 0.2%포인트씩 낮췄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적어도 0.5%포인트 낮출 여력이 있다고 노무라는 평가하며 4분기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한은은 일단 이달을 포함해 당분간은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금은 재정정책으로 대응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재정정책은 국회 통과 등 절차를 거쳐야 해서 시간이 걸리지만 일단 시행되면 효과가 빠르고, 타깃을 지정할 수 있으므로 효율적이라고 했다.정부가 그동안 결과적으로 긴축재정을 펼쳐온 점도 지적한다.반면 통화정책은 결정은 빠르지만, 효과가 나는 데 시간이 걸리고, 경제 전반에 무차별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인하 시엔 불균형이 심화하는 부작용이 커서 지금 상황엔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