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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거래 업계에서 금융(캐피탈)사들이 빠르게 시장을 장악, 고객들이 안심하고 거래하도록 하는 본연의 시장 질서가 왜곡되고 있다. 특히 KB캐피탈은 무료 광고와 중고차 단지 조합전산망을 통째로 흡수하는 방식의 꼼수영업으로 시장 질서를 혼탁하게 했다는 지적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KB캐피탈의 지난해 중고차 신규 취급액은 1조1531억원으로 전년 대비 18.5% 증가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 원동력에는 'KB차차차'가 있다. KB차차차는 온라인 상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다. 2016년 6월 론칭 당시 중고차 매물은 1만5000대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11만대에 이른다.
KB차차차를 통해 중고차 거래가 이뤄질 경우 KB캐피탈을 이용하면 보증기간 수리 연장이라는 혜택이 제공된다. 즉, KB차차차는 여기서 발생하는 파이낸싱(대출을 통한 이자 수익)이 주요 수익원이 된다. 사이트 이용 딜러들은 무료로 매물을 광고할 수 있다.
결국 KB차차차는 2년여만에 시장 1위였던 SK엔카를 제쳤고, 중고차 할부금융 1위였던 현대캐피탈까지 위협하는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KB차차차는 시장 질서를 어지럽게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토종 물고기들을 위협하는 유해어종 '베스'에 비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 KB차차차는 플랫폼 자체가 무료로 운영되면서 중고차 단지 매물이 빠르게 흡수됐다. 딜러들 입장에서는 무료라는 혜택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무료이다 보니 매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고, 올라온 매물이 어느 단지를 통해서 판매됐는지 파악도 어렵다. 중복매물 또는 허위매물이 생길 수 밖에 없고, 차량 퀄리티에 대한 불안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특히 단지 매물을 비롯해 지역 종합전산망에 있는 매물을 그대로 플랫폼에 올려, 차량이 급격하게 증가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로 인해 개별 딜러들은 본인들이 갖고 있는 매물이 KB차차차에 올라가 있는지 모르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KB캐피탈 관계자는 “KB캐피탈을 이용할 경우에는 보증기간 연장 등의 혜택을 주고 있다”며 “고객이 원치 않으면 다른 캐피탈사를 이용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고차 단지마다 조합 전산망이 있으며, 이들과 합의를 통해 일괄적으로 매물을 올리고 있다”며 “단지에 소속된 개별 딜러들에게는 관련 사실을 문자로 통보해준다”고 해명했다.
특히 AI를 이용해 합리적인 시세를 제공하고, 허위매물과 알선매물이 발견되면 해당 딜러의 회원 가입을 박탈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흔히들 중고차 구매 시에는 사고 유무나 차량 상태가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다. 일반인들 특히 여성 고객들은 관련 정보를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신뢰할 수 있는 중고차 거래 플랫폼이 필요한 것이다.
SK엔카는 상시로 10만대 가량의 매물이 올라와 있으며 유료로 운영된다. 특히 인증제도를 통해 고객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단평가사들이 꼼꼼하게 차량 상태를 진단해 무사고 차량의 경우 빨간색의 인증마크를 붙인다. 이같은 진단차들은 전체 매물의 15~20%를 차지한다.
이렇다보니 진단 차량은 일반 차량보다 평균 조회수가 2배 이상 많고, 평균 판매일도 일반 차량보다 약 7일 정도 빠르다. 그만큼 고객들의 신뢰도가 높다는 얘기다.
또 SK엔카는 중고차 단지 내 환경 개선과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30~40명의 컨설턴트들이 딜러들을 컨설팅해 윈-윈 하도록 하고 있다. 개별 딜러들과 협력해서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는 셈이다.
SK엔카 관계자는 “고객들이 차량 상태를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중고차 단지 딜러들과의 상생에도 신경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K car는 지난해 9월 SK엔카에서 떼어져 매각된 오프라인 중고차 사업부문이다. 매각 이후 'SK엔카의 직영의 새이름'으로 홍보를 했지만, 지난 3일부터 엔카 브랜드 사용도 종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