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100兆→향후 1천兆…시장 급성장 기대감대형사, TF 아닌 정식 조직갖추고 주관사 준비
  • 외부위탁운용(OCIO, Outsourced Chief Investment Officer) 시장에 증권사들이 속속 뛰어들고 있다.

    현재 100조원 규모인 국내 OCIO 시장에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도입될 경우 1000조원 시장으로 10배나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조직 확충을 통한 트랙레코트 쌓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고용노동부는 고용보험기금 전담자산운용기관(OCIO) 주간사 선정에 대형 증권사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결국 기존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4년 더 주간사 자격을 유지하게 됐지만 증권업계가 OCIO라는 새로운 먹거리에 높은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모습을 보여준 계기가 됐다.

    OCIO는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여유자금을 전담 운용하는 사업이다.

    현재는 정부·연기금 등 일부 공적기관만이 채택하고 있고, 100조원 규모 가운데서도 증권사가 맡는 비중은 28조원 수준에 불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10배 이상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대형 증권사 위주로 기금형 퇴직연금을 운용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OCIO 조직을 정비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 중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 신한금융투자가 OCIO 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운용 마진은 3~4bp(0.03~0.04%)에 불과하지만 시장 규모가 늘어날수록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원을 올릴 수 있는 분야로 인식되고 있어 매력적인 사업이다.

    한번 주간사로 선정이 되면 보통 3~4년 동안 지위를 유지하면서 자금을 굴릴 수 있다.

    여기에 새로운 수익사업 발굴이 절실한 증권사 업계의 사정도 맞물려 있다.

    앞으로 미국처럼 대학교 적립 기금, 기업의 사내 유보금 등도 OCIO를 통해 운용하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형 증권사를 중심으로 OCIO 사업의 본격 전개를 위해 새로운 조직을 출범시키고 있다.

    지난달 고용노동부 고용보험기금 전담 주간사 선정을 염두에 두고 조직을 만들었다 아쉽게 고배를 마셨던 KB증권, 신한금융투자 등도 일회성 부서가 아닌 전담부서를 계속 가동하며 새로운 기회를 꾸준히 모색키로 했다.

    이들 모두 수익률이나 위험에 대한 욕구가 모두 다른 수 만명 고객의 자산을 관리해왔던 역량을 이제 기관고객 대상인 OCIO 시장으로 넓히기 위해 고심 중이다.

    OCIO 시장은 크게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전담부서를 운영 중이다.

    KB증권의 경우 기관투자자 이외에 일반법인, 퇴직연금 시장까지 겨냥하고 인력보강 이외에 시스템을 업그레이드 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사장도 취임과 동시에 OCIO 부서를 신설하면서 최선을 다해 결과를 만들어 볼 계획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이밖에 한국투자증권은 고용보험기금 주간사 수성,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전담 운용기관 자격을 얻어낸 이후 올해 2월 말부터 절대수익률을 플러스로 전환시킨 자신감을 안고 시장 내 지위를 유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증권업계가 자산운용업계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날이 머지 않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은 기관들이 OCIO 주간사를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부문을 나눠 뽑았지만 파생·IB·대체투자 등 다방면에 자산을 분산시켜 자금을 굴리고 수익을 추구하는 추세"라며 "금융지주 차원에서도 관심이 높은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증권과 자산운용의 경계도 장기적으로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