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OT, JDI 등 OLED 전환 속도… 2023년 中 점유율 38% 전망LCD 홍역 치른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 올해도 '가시밭길' 예고
  • ▲ LG전자 OLED 8K TV. ⓒ연합뉴스
    ▲ LG전자 OLED 8K TV. ⓒ연합뉴스
    중국 패널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면서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LCD 시장을 잠식한데 이어 OLED 투자에도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국내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TCL그룹의 디스플레이 제조사 차이나스타(CSOT)는 지난해 말 양산에 들어간 T6프로젝트가 올해 말 계획된 생산능력을 실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6프로젝트는 11세대 TFT-LCD 및 신형 AMOLED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으로, 현재 65인치와 75인치 등 초대형 디스플레이 패널을 생산하고 있다.

    11세대 UHD 제품 생산라인인 T7 프로젝트도 지난해 11월 건설을 시작했으며 65인치, 70인치, 75인치 8K UHD 제품 및 AMOLED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할 예정이다.

    또 우한의 4.5세대 플렉서블 AMOLED 테스트 생산라인에서 T4 프로젝트의 빠른 상용화를 위한 기술개발과 인재 양성을 진행 중이다. T4 생산라인은 월 45K의 생산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3개의 공기로 나눠 건설하고 있다. 이는 면적 기준 매년 116만㎡ 규모의 스마트폰 패널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중소형 LCD 패널의 강자로 군림했던 재팬디스플레이(JDI)도 중국 자본에 흡수되면서 OLED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실적 악화에 시달리던 JDI는 중국과 대만 기업들의 컨소시엄으로부터 600억~800억엔의 투자를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주 내 투자협약서에 서명하고 이사회의 정식 의결을 거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JDI의 최대 대주인 반관반민 펀드 INCJ(산업혁신기구)의 출자비율은 기존 25.3%에서 10%대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중국 기업과 펀드로부터 대규모 자금을 투자 받아 중국에 새로운 OLED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건설할 예정이었던 JDI는 최근 애플워치 패널 공급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OLED 전환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JDI는 올해 늦게나마 애플워치에 들어가는 OLED 패널 공급을 개시할 것이며 이는 JDI의 어려운 자금경색 국명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애플 스마트워치 수주가 JDI의 OLED 패널 시장 진입 신호탄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OLED로의 전환이 매우 더뎠던 JDI가 최근 애플워치 패널 공급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자금 수혈까지 이뤄진다면 OLED 전환이 가속화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IHS 마킷은 2023년 중국의 OLED 생산물량이 전체 시장의 약 3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OLED 시장은 현재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등 국내 패널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형국이지만, 중국의 OLED 전환도 가속화되면서 LCD처럼 OLED도 향후 출혈 경쟁이 나타날 가능성이 상존한다.

    국내 패널업체들은 앞서 중국의 LCD 공습으로 홍역을 치뤘다.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패널업체들의 LCD 생산량 확대에 따른 공급과잉으로 LCD 패널가격이 하락한 탓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96.2% 감소한 928억원에 머무르면서 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이 기간 52.1% 줄어든 2조5220억원에 그쳤다. 이들은 올 1분기에도 나란히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하기로 했던 아이폰용 패널 공급이 올 3분기로 지연됐고, 그 사이 BOE가 플렉서블 OLED 패널 공급물량을 빠르게 증가시키고 있다"며 "하반기 아이폰용으로 공급될 패널 가격도 전작보다 10~20% 인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LG디스플레이의 플렉서블 OLED 패널 사업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역시 올 1분기 삼성전자 '어닝쇼크'의 주요 요인 중 하나로 꼽히며 적자가 유력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LCD 패널의 비수기 속 중국 패널업체 케파 증설로 인한 공급 증가로 당초 예상보다 가격 하락 폭이 확대되고, 플렉서블 OLED 대형 고객사 수요 감소 및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와의 가격 경쟁 지속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동훈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회장(삼성디스플레이 사장)은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 업체들의 생산라인 확대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업계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