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 차량용 OLED 개발 협력관계 구축LCD 경쟁력 잃은 삼성·LG, 중소형 OLED도 '빨간불'中 업체 제품화 착수… 전장사업 '위협적' 존재 부상
-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가 매섭다. LCD를 넘어 중소형 OLED 분야까지 투자를 확대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전장 시장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이처럼 중국이 대규모 투자를 바탕으로 국내 기업들을 위협하는 현상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만큼 정부의 디스플레이업계 지원이 절실해진 상황이다.3일 업계에 따르면 BOE는 최근 중국계 인테리어업체 옌펑오토모티브인테리어(이하 옌펑)와 전략적 협력관계 구축을 위한 협약을 맺었다. 옌펑의 스마트 운전석을 중심으로 신형 디스플레이 기술과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스마트 제조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지향적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해 나간다는 방침이다.옌펑은 선진 스마트 운전석 기술 생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를 이 기술 생태계의 핵심으로 꼽고 있다.특히 TFT-LCD 모듈과 광학 접합, 커브드 스크린 등 제품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공동으로 자동차용 OLED 디스플레이 제품 개발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천옌순 BOE CEO는 "모든 임직원들이 옌펑의 스마트 운전석 프로젝트에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또 양측이 빠르게 협력 조직을 만들어서 BOE의 선진 디스플레이 기술이 자동차 분야에 적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빠른 시일 내에 자동차용 OLED 디스플레이의 제품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패스트 팔로워'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중국업체들이 LCD 잠식에 이어 중소형 OLED 투자에도 속도를 내면서 전장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전장시장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기업들이 중국의 공습으로 경쟁력을 잃은 LCD TV의 대안 중 하나로 육성하고 있던 분야다.2005년 전장시장에 진출한 LG디스플레이는 2011년 차량용 디스플레이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돌파한 후 2015년 5000만대, 올 1분기 1억대를 기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 1분기에도 전년 동기보다 32.5% 증가한 608만대를 출하하면서 점유율 16.8%를 기록해 1위에 올라섰다.LG디스플레이는 올 하반기부터 차량용 P-OLED 양산에 돌입해 상승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아우디에 12.3인치 크기의 차량용 OLED를 공급을 확정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었다.업계 한 관계자는 "몇년 전만 하더라도 '중국이 될까'라는 의문점이 있었지만, 현재 스마트폰, 전장 등 모든 부문에서 위협적인 존재로 성장했다"며 "정부의 지원 하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면서 빠르게 쫓아오고 있다"고 말했다.앞서 김성철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도 "중국은 현재 LCD보다 OLED를 공격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며 "중국의 OLED 생산능력은 2022년 한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실제 중국은 '중국제조 2025' 정책의 일환으로 OLED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3년 후에는 중소형 OLED가 한국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특히 중국은 최대 자동차 생산 국가 중 한 곳인 만큼 차량용 디스플레이의 점유율도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국내 디스플레이 업계가 위기에 봉착하자 정부도 서둘러 '제조업 르네상스'를 발표하면서 디스플레이산업 살리기에 나섰다. 2030년까지 디스플레이를 비롯한 국내 제조업 부가가치율과 신사업·신품목의 제조업 생산액 비중을 30%까지 높이고, 1200개에 달하는 초일류 기업을 육성한다는 계획이다.금융당국도 이에 발맞춰 디스플레이·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4대 주력산업에 저리의 운영자금을 지원하는 '혁신금융' 계획을 밝혔다.업계 관계자는 "중국과의 가격 경쟁력 약화로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번 정책 발표는 환영할 일"이라며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