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거킹, 호른바흐, 돌체앤가바나 등 잇따른 인종차별 광고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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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외신에 따르면 버거킹 뉴질랜드는 최근 신제품 '베트남 스위트 칠리 텐더크리스프'의 동영상 광고를 제작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했다.광고에는 빨간색 긴 젓가락을 사용해 힘겹게 햄버거를 먹으려는 사람들과, 같은 방식으로 햄버거를 집어 사람들에게 먹이려는 장면이 나온다.버거킹 뉴질랜드는 "세계의 맛을 알리는 우리의 제품 중 하나인 베트남 스위트 칠리 텐더크리스프와 함께 호찌민의 맛을 느껴보세요. 제한된 시간에만 이용 가능합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해당 광고를 선보였다.
광고는 곧바로 온라인상에서 문화 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한국계 뉴질랜드인 마리아 모(Maria Mo)가 트위터에 버거킹 광고 영상을 올리고 "이게 바로 버거킹이 베트남 버거를 소개한 새 광고"라고 소개한 뒤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20만명 이상이 이 영상을 클릭했다. SNS 상에서는 이 광고를 승인한 버거킹을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아시아에서 오랜 세월동안 사용한 젓가락 문화를 희화화 해 서구 문화와 차별적 인상을 남긴 광고"라고 평했다. -
지난해 돌체앤가바나는 중국 모델이 젓가락을 이용해 기이한 방식으로 스파게티를 먹는 내용을 담은 홍보 영상을 제작해 중국인을 모욕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상하이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더 그레이트쇼' 브랜드 패션쇼 홍보 영상에는 동양인 모델이 젓가락으로 스파게티와 피자 등을 먹는 모습을 담았다.
해당 영상은 중국의 전통을 무시하고 동양인이 타문화에 무지하다는 편견을 드러낸 인종차별의 전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중국에서는 돌체앤가바나 불매 운동이 벌어졌고 상하이에서 열릴 예정이던 패션쇼도 취소됐다.
이에 창업자인 도메니코 돌체와 스테파노 가바나는 사과 영상을 웨이보에 올렸고 이후 유튜브에서 해당 광고를 삭제했지만 인종차별 브랜드로 낙인찍혔다. - 호른바흐(Hornbach)는 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고정관념을 조장하는 광고로 논란을 빚었다.
한 백인 남성이 흙과 땀에 젖은 옷을 벗어 상자에 넣어 포장하고 이 옷은 산업 도시의 자판기에서 판매된다. 정장을 입은 한 아시아 여성이 자판기에서 나온 옷을 꺼내 들고 봉투를 열어 그 입구에 코를 대고 숨을 깊이 들어마신다.
황홀해하는 여성의 모습 위로 '이것이 봄의 냄새'라는 독일어 자막이 나오면서 광고는 끝이 난다.
독일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이 트위터를 통해 광고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국내에서도 논란이 됐다. 광고를 본 네티즌들은 해당 광고에 대해 인종차별과 여성혐오가 모두 담긴 광고라고 평하며 분노했다.
호른바흐는 이후 공식 트위터에 "이 광고는 인종주의적인 것이 아니다"라며 "도시에서의 삶의 질이 얼마나 안 좋은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호른바흐의 이 같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독일 현지에서 이 광고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업체의 다양성 부족이 이런 인종차별이 발생하게 된 원인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겠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문화 지식 습득 통로에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동양에 대한 편견이 들어간 캠페인을 제작하게 된 것"이라며 "경영진이나 중간관리자 급에서 성별이나 성정체성, 인종 측면에서 다양성을 추구해야 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