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소비 확대로 순자금운용 축소금융부채 1789조…1년새 102조↑기업은 수익성↓…정부 곳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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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가계의 여윳돈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민간소비가 늘면서 저축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보유자금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가계의 여윳돈이 줄 때 부채는 매년 늘고 있어 빚 상환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가계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중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여유자금) 규모는 49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09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최저 수준이다. 2017년에 세운 최저 기록을 1년 만에 또 갈아치웠다.

    가계의 여유자금은 ▲2015년 94조2000억원 ▲2016년 69조9000억원 ▲2017년 50조9000억원으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

    자금순환 통계상 순자금운용은 경제주체가 부동산, 예금, 채권, 주식, 보험·연금 준비금으로 굴린 돈(자금운용)에서 금융기관의 대출금(자금조달)을 뺀 여윳돈을 말한다. 

    한은 관계자는 "민간소비의 완만한 증가세로 여유자금이 전년보다 소폭 축소했다"며 "가계 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 거래의 경우 2017년에는 신규 매입 탓에 여윳돈이 줄었지만, 지난해에는 주택 수요 영향이 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민간 최종소비지출은 2017년 832조원에서 지난해 867조원으로 4.2% 늘었다. 이는 경상 성장률(3.0%)보다 큰 수준이다.

    반면 주거용 건물 건설투자 금액은 108조원으로 1년 전보다 0.9% 찔끔 늘었다. 증가율은 2012년(-0.4%) 이후 최저다.

    지난해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자금조달과 자금운용 규모를 각각 보면 103조1000억원, 152조4000억원으로 모두 전년보다 축소했다.

    자금조달은 금융기관의 장기 차입금 중심으로, 자금운용은 금융기관의 예치금과 보험 및 연금준비금에 대한 운용 중심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자금운용에서 자금조달을 뺀 순자금운용 규모가 전년보다 축소한 것이다.

    이처럼 여윳돈이 매년 줄 때 빚은 늘고 있었다. 지난해 말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금융부채 잔액은 1789조9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102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렇기에 금융자산을 금융부채로 나눈 배율은 전년 말(2.17배)보다 소폭 하락한 2.08배를 기록했다. 이는 2008년(1.97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반 기업을 뜻하는 비금융법인기업도 사정은 비슷했다. 

    지난해 기업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9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5조4000억원 늘었다. 악화된 교역조건 등에 따른 기업의 수익성이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반면 일반정부는 세수 호조에 힘입어 여유자금이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찍었다.

    지난해 일반정부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55조원으로 전년 대비 5조8000억원 증가했다. 정부 곳간이 넉넉한 것은 소득세, 법인세수가 나란히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여윳돈 상당분이 사회보장성기금에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한편 가계는 일반가계뿐만 아니라 소규모 개인사업자를 포함한다. 비영리단체는 가계에 봉사하는 소비자단체, 자선·구호단체, 노동조합 등 민간비영리단체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