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설정 배제하고 진짜 이야기에 집중""하나의 메시지로서 힘 발휘하는 광고 찍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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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치로 다 되는 편리한 세상을 오히려 더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이 겪는 실생활 속 어려움을 진정성 있게 담아 낸 LG유플러스의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캠페인이 소비자와 업계의 호평을 동시에 받고 있다.
브랜드브리프는 LG유플러스의 시각장애인 지원 캠페인 광고 '고마워, 나에게 와줘서'를 제작한 엘베스트의 민윤식 CD(Creative Director)를 만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유했다.
민윤식 CD는 올해로 18년차 베테랑 광고인이지만 CSR 캠페인은 그에게도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간 상업광고만 찍어왔던 그에게 CSR 광고는 마냥 낯설었다.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IT라는 소재를 CSR로 풀어내는 것도 쉽지 않았다.
민 CD는 "LG유플러스가 시각장애인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CSR 활동을 어떻게 광고로 담아내야 좋을지 고민이 많았다"며 "브랜드나 상품 광고는 광고주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목표지만 CSR 캠페인은 사회적 의미를 진정성있게 담아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캠페인의 주인공인 시각장애인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많이 듣는 것이 출발점이 됐다"며 "그들의 이야기를 광고로 꾸며 만들지 않고 있는 그대로 진정성있게 전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고마워 나에게 와줘서' 광고는 1급 시각장애를 갖고 있는 엄마 조현영(39)씨가 7개월 된 아들 유성이를 키우며 경험한 불편함을 'U+우리집AI'로 극복해 가는 모습을 담아냈다.
조현영 씨는 "클로바, 30분 후에 유성이 약 먹이게 알려줘", "클로바, 동화책 읽어줘"라고 말하며 시각장애인이 조작하기 어려운 터치 방식의 가전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돕는 LG유플러스의 기술을 전했다. -
민윤식 CD는 "광고에 담긴 에피소드는 캠페인을 위해 짜낸 아이디어가 아니라 모두 조현영 씨가 아이를 키우면서 겪은 실제 상황"이라며 "터치식 전자기기가 우리에겐 당연하고 편리한 기능이지만 시각장애인에겐 더 불편할 수 있다는 사실도 인터뷰를 통해 알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연기자들을 섭외해 상황을 재구성한 광고를 찍을까도 고민했지만 그들의 진짜 이야기를 담으려면 연기를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광고 촬영 현장에서도 인위적인 설정을 배제하고 조현영 씨와 유성이의 일상을 카메라로 지켜본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전했다.
광고 속에 등장한 가전기기와 생활·육아용품도 모두 조현영 씨가 실제 사용하는 제품들이다. 촬영 시간이 오래걸렸지만 조현영 씨에게 어떠한 연기도 주문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담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 캠페인을 찍으면서 시각장애인 겪는 불편함은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가족의 이야기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기술의 발전을 오히려 불편하게 느끼는 소외된 사람들을 배려한다면 우리 모두가 더 편리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
이와 함께 한국광고학회 선정 '제 26회 올해의 광고상' 그랑프리를, 한국광고주협회가 주최한 '제27회 국민이 선택한 좋은 광고상'에서 온라인 부문 대상, 지난해 대한민국 광고대상 동영상광고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 현재 유튜브 누적 조회수는 1310만 건을 넘어섰다.
민윤식 CD는 "광고를 본 많은 사람들이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진정성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줬다는 점이 감동적이었다"며 "그저 유성이 엄마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해준 것 뿐인데 이렇게 많은 상을 받아도 될 지 모르겠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이번 광고를 계기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는 분위기와 공감이 생기기를 바란다"며 "앞으로 광고주가 필요로하는 솔루션, 소비자들이 공감하는 이야기, 시대적 흐름에 맞는 변화 속에서 공통분모를 찾아내 하나의 메시지로서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광고를 즐겁게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