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부터 온산공단 인근 제조 협력사에 'EO' 공급한화, 롯데, LG 등 탱크로리 판매중단 틈타 시장확장 빈축충돌 등 사고 발생시 '폭발', '환경오염' 불가피… 정부시스템 개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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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유화가 '도로 위의 화약고'나 다름 없는 화학물질을 차량으로 운송·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이를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정부 역시 대한유화의 판매제품 정보 및 관리 시스템 등 전반적인 실태 파악조차 부실한 것으로 보여지는 등 안전의식이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한유화는 지난 2015년 말부터 온산공단에 위치한 에틸렌 유도체 설비에서 생산되는 EO(산화에틸렌)을 육상 운송을 통해 고객사에 판매 중이다.앞서 대한유화는 지난 2014년 말 연산 19만t 규모의 EO(산화에틸렌), EG(에틸렌글리콜) 신규 설비를 완공하며 판매사업에 본격 뛰어든 상황이다.
대한유화는 생산량의 약 80~90%를 자체 소비하고 10~20% 가량을 외부에 판매한다. 연간 기준 최대 3만8000t 규모다. 이 제품은 주로 시멘트, 워셔액 등 계면활성제 및 EG 원료로 사용되는데 온산공단 인근에 위치한 협력사들에게 공급된다.
대한유화 관계자는 "온산공단 인근에 EO 수요가 있어서 탱크로리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며 "양은 업체마다 다르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한유화가 탱크로리(석유, 화학 약품 등 액체나 기체를 대량으로 실어 나를 수 있는 탱크를 갖춘 화물 자동차)에 EO를 담아 육상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EO는 -17.8℃ 이상(사실상 상온 폭발 가능)이면 발화되고, 가연성과 폭발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국가간 거래를 엄격히 제한되고 있는 제품이다.특히 제품 특성상 휘발되지 않고 '생태계에 그대로 남는 잔류성'도 매우 강해 위험물질로 분류된다. 회사 측은 안전관리를 철저히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폭발성이 강한 화학물을 도로 위로 버젓이 운반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경고한다.일례로 국내에서는 LG화학, 한화토탈(옛 삼성토탈0, 롯데케미칼 등 3개사가 EO를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을 자체적으로 소비하거나 고객사에는 파이프라인을 통해 제품을 제공한다. EO를 담아 육상으로 운송해 자칫 사고라도 발생할 경우 폭발은 물론, 가스 유출로 인한 대형 참사가 불가피하다는 인식에서다.업계 관계자는 "EO의 경우 기체 및 반 액체 상태로 운반하지만 LPG 보다 위험성이 커 수소를 고압으로 압축해 운반하는 수준의 차량이 필요하다"면서 "이마저도 국내에서 몇대 없어 탱크로리로 운반하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또 다른 관계자는 "화학 제품의 경우 위험성이 크고 물량이 많아 육상 보다는 해상수송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대부분 파이프라인도 구축돼 있어 탱크로리 판매는 이례적인 상황"이라고 했다.일각에서는 대한유화가 파이프라인 구축에 들어가는 비용이 부담돼 육상 판매를 고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이와 함께 정부의 위험물질 관리 시스템에 허점이 많아 개선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국토교통부는 지난해 특정 규모 이상의 고압가스·화학물질 등을 실은 화물차량을 실시간 감시하기 위해 추적관리시스템을 운영중이지만 반쪽자리 정책이라는 평가다. 대상업체들이 운송을 대행하는 물류업체들로 국한돼 직접 사업을 영위하는 업체들은 파악이 어렵기 때문이다.
EO를 직접 공급하는 대한유화는 감시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뜻이다.국토부 관계자는 "추적관리시스템은 물류를 대행하는 업체들에만 적용되고 있다"며 "이를 제외한 특정 업체의 경우 정보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하소연 했다.환경부의 경우 업계에서 바라보는 EO 제품 위험성과 달리 운송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EO 제품이 위험물질이지만 LPG도 육상으로 운송되는 만큼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