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개 독점노선 해소… 소비자 선택권 확대·항공료 인하 효과 기대제재 진에어, 신규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배분 제외국토부, 中 추가 운수권 수시배분
  • ▲ 여객기.ⓒ연합뉴스
    ▲ 여객기.ⓒ연합뉴스
    그동안 대형항공사(FSC)만 운항해온 인천~베이징·상하이 알짜노선에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이 새로 취항하게 됐다. 소비자 선택권이 넓어지면서 경쟁에 따른 항공료 인하도 기대된다.

    장자제(張家界), 하얼빈 등 44개 독점 노선도 운수권 추가 배분으로 경쟁 구도가 갖춰졌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외국인 등기이사 불법 재직 사태와 관련해 제재를 받고 있는 진에어와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 신규 LCC는 이번에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했다.

    국토교통부는 2일 항공교통심의위원회를 열고 한중 간 국제여객 운수권을 수시 배분했다. 이날 운수권 배분으로 한~중 여객노선 수는 기존 57개에서 66개로 확대됐다.

    한중 양국은 지난 3월 중순 중국 남경에서 항공회담을 열고 국제 운수권을 주 70회 늘리기로 합의했다. 여객 운수권은 현재 주 548회에서 608회로 60회, 화물 운수권은 주 44회에서 54회로 10회 각각 늘었다. 양국 간 운수권이 대폭 확대된 것은 공식적으로 2014년 주 70회가 늘어난 이후 5년 만이다.

    이번에 배분한 운수권 규모는 추가 확보한 주 70회와 정부 보유 운수권 주 104회 등 모두 주 174회다.

    국내 LCC 업계는 신규 면허 발급으로 사실상 시장 진입의 빗장이 풀린 상황에서 이번 운수권 확보에 명운을 걸다시피 했다.

    알토란 노선으로 꼽히는 인천~베이징 노선은 늘어난 주 14회 운항횟수가 기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 주 7회, 신규로 LCC인 제주항공·티웨이항공에 주 7회가 균등하게 추가 배분됐다. 기존 베이징 서우두공항에는 대한항공 주 4회, 아시아나항공 주 3회가 추가 배정됐다. 대한항공은 주 18회, 아시아나항공은 주 20회로 운항횟수가 늘게 됐다. 오는 9월 말 문을 여는 베이징 다싱(大興) 신공항은 제주항공 주 4회, 티웨이항공 주 3회가 각각 신규로 배정됐다.

    이 노선은 그동안 운수권이 부족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비행기를 띄웠다. 국토부는 독점 해소로 다양한 운항 일정과 경쟁에 따른 항공료 인하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FSC가 독점하던 또 다른 알짜 노선인 인천~상하이 노선은 기존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외에 이스타항공이 주 7회 신규 취항하게 됐다.

    이번에 신규 국적항공사 취항으로 독점이 풀린 노선은 인천~선양·난징·하얼빈, 제주~베이징·시안, 대구~베이징, 청주~옌지 등 총 44개 노선이다.

    대표적인 독점노선이었던 에어부산의 부산~장자제 노선도 경쟁 구도로 바뀌게 됐다. 그동안 비행기로 장자제를 가려면 부산까지 가야만 했지만, 앞으로는 인천·청주·무안·대구에서도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노선 개설이 저조했던 지방공항발 노선도 기존 24개 노선, 주 108회 운항에서 29개 노선, 주 170회 운항으로 늘게 됐다. 기존 노선인 부산~장자제·옌지(각 주 6회), 제주~베이징(주 7회) 등은 늘고, 무안·대구~장자제·옌지 등은 새로 개설됐다.

    운수권을 배분받은 항공사는 항공 당국의 허가, 지상조업 계약 등 준비 기간을 거쳐 이르면 서너 달 이내에 취항할 전망이다.

    항공화물은 인천~시안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 2회씩, 인천~청두는 에어인천이 주 3회를 배분받았다.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주 3회 운항하던 중국 중서부지역 화물 5자유(해당 지역을 경유해 제3국으로 가는)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주 2회씩 운수권을 나눠 받았다.

    외국인 등기이사 불법 재직 사태와 관련해 국토부로부터 제재를 받는 진에어와 신규로 LCC 면허를 받은 플라이강원·에어로케이·에어프레미아 등은 이번에 운수권을 배분받지 못했다.

    어명소 국토부 항공정책관은 "중국 항공 당국도 운수권 배분 절차를 진행 중이어서 조만간 중국 국적 항공사도 대거 우리나라로 취항하는 등 국내 관광시장 활성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운수권 배분이 인천공항의 동북아 대표 허브화는 물론 지방공항 활성화와 새 성장동력을 찾던 LCC의 사업확장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