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수 관계자 "선진국 성장세 완만한 둔화 예상"부채 문제·글로벌 무역분쟁 우려에 '과도'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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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다소 약화하면서 글로벌 경기 흐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다수의 시장 관계자들은 세계경제 성장세가 급격히 나빠지지 않고 완만한 둔화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금융시장 가격변수에 반영된 글로벌 경기의 급격한 둔화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현재 시장에서는 글로벌 경기 흐름에 대해 급격한 둔화를 우려하는 견해와 연착륙 가능성을 보는 견해가 상존하고 있다. 

    다수의 시각이 완만한 둔화 쪽으로 쏠리는 것은 미국 등 선진국의 성장세가 약화하겠으나 양호한 고용상황, 소득여건 개선과 함께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조절이 뒷받침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도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등을 활용한 추정치를 보면 다소 높아졌으나 과거 경기 수축국면 직전에 비해서는 낮은 수준이다.

    이들은 또 가계부채 문제나 글로벌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평가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경험으로 주요국 금융기관의 건전성이 개선됐고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 협상 등도 관련 국가에 미치는 부정적 파급 영향을 고려할 때 세계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초래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급격한 경기 둔화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는 부채 누적이나 정책 대응 여력 부족 등을 주요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글로벌 민간신용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수준을 상회하는 등 부채 총량이 상당폭 증가해 이렇게 누적된 부채가 위기를 촉발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 세계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2008년 9월 말 139%에서 10년 뒤인 지난해 9월 말 151%로 증가했다.

    또한 주가나 주택가격 등 자산가격의 버블 가능성과 함께 세계경제 하방리스크가 증대되는 상황에서 이에 대응할 정책 여력이 제한적으로 평가되는 점도 요인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한은 관계자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 유지가 글로벌 금융여건과 투자심리 개선을 이뤄내 글로벌 경기의 둔화 흐름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은 줄어든 상태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대체로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하면서 향후 경제여건 변화를 지켜보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다가 올해 정책금리 동결을 시사하며 완화적 신호를 전달했다. 이달 초에는 기준금리를 2.25∼2.50%로 유지했으며, 3월에도 금리를 동결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현 수준의 정책금리를 적어도 올해 말까지 유지하겠다는 뜻을 폈으며, 일본중앙은행도 상당 기간 양적·질적 금융완화 지속 방침을 재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