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百 역직구몰 지난 4월 운영 잠정 중단… “사이트 재오픈 시기 미정”롯데닷컴 역직구몰 ‘글로벌 롯데닷컴’ 지난해 8월 문 닫아… “사드 여파에 中 매출↓”유통업계, 까다로운 해외 시장 맞춤형 전략으로 공략
  • ▲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글로벌 사이트 ‘현대H몰 글로벌관’은 지난 4월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3월까지 주문된 상품의 배송을 끝으로 지난 달 1일 문을 닫았다. 2014년 자체 온라인몰인 ‘현대H몰’에 글로벌관을 열고 전 세계 50개국에 상품을 판매한 지 5년 만이다.ⓒ현대H몰 글로벌관
    ▲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글로벌 사이트 ‘현대H몰 글로벌관’은 지난 4월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3월까지 주문된 상품의 배송을 끝으로 지난 달 1일 문을 닫았다. 2014년 자체 온라인몰인 ‘현대H몰’에 글로벌관을 열고 전 세계 50개국에 상품을 판매한 지 5년 만이다.ⓒ현대H몰 글로벌관
    롯데·현대 등 유통 대기업들의 ‘해외 직접 판매’(역직구) 사업에 줄줄이 빨간불이 켜지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의 글로벌 사이트 ‘현대H몰 글로벌관’은 지난 4월 운영이 잠정 중단됐다. 3월까지 주문된 상품의 배송을 끝으로 지난 4월 1일 문을 닫았다. 2014년 자체 온라인몰인 ‘현대H몰’에 글로벌관을 열고 전 세계 50개국에 상품을 판매한 지 5년 만이다.

    현대백화점은 사이트 개편을 위해 홈페이지를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는 설명이다. 현대 측은 “처음 오픈한 이후로 한 번도 업그레이드가 되지 않아 속도나 시스템 적인 부분에서 느려졌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UX) 개선을 위해 문을 닫았고 재오픈 시기는 미정이다. 올해 안에 개편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커머스 업계와 비교했을 때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기존 유통업계가 까다로워지는 중국 등 해외 시장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하는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사이트 개편이라는게 몇시간 안에 될 수 있는 부분인데, 오픈시기도 미정인 상태로 오랫동안 있다는 건 이해하기 힘들다. 역직구 사업을 운영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현대 입장에서는 좀 더 면밀하게 준비하자는 내부 의견도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 2014년 계열사인 롯데닷컴의 역직구몰 ‘글로벌 롯데닷컴’을 통해 백화점 상품을 해외에 선보였다. 국내 종합쇼핑몰 중 최초로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19개국을 대상으로 2000여개 브랜드 70만개 상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롯데가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사태 이후 사실상 중국에서 철수 수순을 밟게 되면서 글로벌관 역시 2018년 8월 30일을 끝으로 운영을 중단하게 됐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글로벌 롯데닷컴 내 중국 등 중화권 매출 비중이 크다 보니까 사드 영향이 컸다. 유지 비용이 더 커지게 되자 결국, 사업을 철수하게 됐다”고 전했다. 
  • ▲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 2014년 계열사인 롯데닷컴의 역직구몰 ‘글로벌 롯데닷컴’을 통해 백화점 상품을 해외에 선보였다. 국내 종합쇼핑몰 중 최초로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19개국을 대상으로 2000여개 브랜드 70만개 상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롯데닷컴
    ▲ 경쟁사인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 2014년 계열사인 롯데닷컴의 역직구몰 ‘글로벌 롯데닷컴’을 통해 백화점 상품을 해외에 선보였다. 국내 종합쇼핑몰 중 최초로 미국, 중국, 홍콩, 일본 등 19개국을 대상으로 2000여개 브랜드 70만개 상품을 해외에서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롯데닷컴
    이처럼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여겨졌던 중국 소비시장이 ‘세계에서 사업하기 가장 어려운 시장’으로 변모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진출 전략도 수정되고 있다. 실제로 사드 사태 이후 중국 시장은 정치·외교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해외 기업에 대한 규제 강화 및 소비자 수요도 까다로워지고 있다.

    이에 국내 유통기업들은 중국 시장 진출 전 온라인 시장 등을 통해 ‘돌다리’를 두드려 보거나, 아예 온라인 판매망만 확대하는 등 전략을 수정하는 상황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2016년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서비스되는 ‘글로벌관’을 만들고 신세계그룹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역직구몰을 구축했다. SSG닷컴 글로벌관에서는 이마트 노브랜드, 피코크 등 자체 브랜드(PL) 상품과 신세계백화점의 화장품·패션·잡화 상품을 선보인다. 

    또 지난 2017년부터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종합몰 티몰에 입점해 ‘신세계백화점 전문관’을 열었다. 인지도를 높이고 판로를 넓히기 위해 외부 플랫폼인 티몰을 활용하기로 한 것. 티몰은 중국 최대 온라인몰로, 연간 고객 8억명이 방문하는 만큼 신세계백화점을 알리는 데 효과적인 마케팅 창구라는 판단이다.

    이베이코리아 측은 올해부터 ‘빠른직구 서비스’를 선보여 중국 고객 잡기에 나섰다. 제품 발송 기간을 3일 이내로 단축, 발송이 시작되면 알림톡으로 트래킹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해 배송 사각지대였던 중국 직구의 단점을 해소했다. 올해 1분기 이베이코리아의 해외직구 전체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도 23%에서 33%로 크게 늘었다.

    11번가가 역시 해외직구 플랫폼 ‘몰테일’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에 대한 275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통해 역직구 활성화에 나섰다. 11번가의 e커머스 판매자들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한편 국내 판매자가 전자상거래를 통해 수출하는 역직구 시장은 매년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1분기 온라인 해외 판매액(역직구)은 1조2065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5.6% 늘어 분기 기준으로 처음 1조원을 넘었다. 해외 판매액의 87%를 중국에서 사갔고, 판매 상품은 화장품이 85%로 압도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