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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제약이 오는 15일(현지시간) 자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론칭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미국 국제무역위원회(이하 ITC) 조사가 본격화되면서 나보타의 미국 진출에도 차질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나보타 판매사 에볼루스는 최근 애널리스트 데이(Analyst day)에서 오는 15일 나보타를 미국 론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에볼루스는 올 봄에는 나보타의 미국 출시를 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공교롭게도 이 날은 대웅제약이 ITC 행정법원의 명령에 따라 나보타의 균주와 관련 서류·정보를 메디톡스에 제출해야 하는 날이다. ITC 행정법원은 지난 8일 대웅제약 측에 나보타의 균주와 관련 서류·정보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들에게 15일까지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메디톡스와 엘러간은 지난 1월 대웅제약과 에볼루스의 지적재산 침해 혐의에 대해 ITC에 제소한 바 있다. 미국 엘러간은 메디톡스의 파트너사다.
이번 명령은 ITC의 증거개시(Discovery) 절차에 따라 진행된 것이다. ITC는 일방당사자가 보유하고 있는 소송 관련 정보와 자료를 상대방이 요구하면 제출하도록 의무를 부여하는 증거개시 절차를 두고 있다. 때문에 관련 증거가 해당 기업의 기밀이더라도 은폐하는 것이 불가하다.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게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균주를 검증할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접근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이로써 메디톡스는 그간 대웅제약에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할 수 있게 됐다. 메디톡스는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균주 근원을 판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디톡스는 지난 2017년 10월 서울중앙지법에 대웅제약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민사소송에서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균주 포자 감정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할 것을 요구했다. 치열한 공방 끝에 대웅제약이 한 발 물러서 균주 포자 감정으로 진위를 밝히기로 합의했다.
포자 감정법은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달 말이면 포자 감정을 마치고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나보타의 균주가 포자를 생성한다면 대웅제약의 결백이 밝혀진다. 메디톡스가 보유한 '홀A하이퍼 균주(type A Hall hyper)'는 포자를 퍼트리지 않아 자연상태에서 발견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ITC의 명령으로 대웅제약은 민사소송에서 회피했던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메디톡스로서는 상당히 유리한 국면에 선 셈이다.
조사 결과 메디톡스의 주장이 사실로 확인되면 대웅제약의 나보타 미국 론칭에 상당한 차질이 생길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ITC 조사 결과 문제가 생기면 대웅제약은 에볼루스한테 역소송 당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는 대웅제약이 미국 론칭을 미루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웅제약은 미국 론칭 일정을 연기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포자 감정 결과 결백이 밝혀질 것이기 때문에 미국 론칭 일정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논리에서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나보타의 미국 론칭 일정에)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국내 법원에서 진행될 보툴리눔 톡신 균주의 포자 감정을 통해 사실 관계를 명확하게 가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