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빈그룹,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M&A 추진베트남 1·2위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
  • ▲ 최태원 SK 회장(왼쪽)이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웬쑤언푹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SK
    ▲ 최태원 SK 회장(왼쪽)이 지난해 11월 베트남 하노이 총리 공관에서 응웬쑤언푹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SK
    SK그룹이 베트남 1위 민영기업인 ‘빈그룹’에 10억 달러(약 1조1800억원)를 투자했다. 이를 계기로 동남아시아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SK는 16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빈그룹 지주회사 지분 약 6.1%를 10억 달러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양 사는 향후 현지 시장에서 신규사업 투자는 물론 국영기업 민영화 참여와 전략적 인수합병(M&A) 등을 적극 추진할 방침이다.

    빈그룹은 베트남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약 23%를 차지하는 1위 민영기업이다. 부동산 개발과 유통, 호텔·리조트 사업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자동차 등 여러 분야에서 확고한 시장지위를 확보했다.

    최근 10년간 총자산규모는 14배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21조8230억동(약 1조1000억원)이며, 2016~2018년 3년간 연평균 45.5%에 달하는 매출성장율을 보이고 있다.

    SK 관계자는 “이번 투자는 해외시장 진출방법에서 그룹의 경영화두인 딥체인지 방식을 따랐다”며 “그동안의 동남아 진출방식은 투자 대상 기업의 경영권 확보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시너지 강화와 사회적가치 추구 등을 함께 한다”고 설명했다.

    SK는 빈그룹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이 접목된 인프라 구축과 국영산업 민영화 흐름에 맞춘 협력사업 모델 개발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는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지난해 5월 그룹 차원의 성장기회 모색을 위해 팜 녓브엉 빈그룹 회장과 만난 후 1년여 만에 성사됐다.

    아울러 SK㈜와 이노베이션, 텔레콤, 하이닉스, E&S 등은 지난해 8월 동남아 투자 플랫폼인 ‘SK동남아투자법인’을 설립했다. 이들 기업은 빈그룹에 앞서 베트남 시총 2위 민영기업인 마산그룹의 지분 9.5%를 4억7000만 달러(약 5300억원)에 매입해 현지 지출을 시작했다.

    최태원 SK 회장은 그간 계열사의 베트남 시장 지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하기 위해 유력인사와 회동했다. 그는 응웬쑤언푹 베트남 총리와 지난 2017년 11월과 지난해 11월 등 두차례 대화를 나눴다.

    이항수 수펙스추구협의회 PR팀장(부사장)은 “빈그룹과의 계약은 아세안 국가 중 가장 성장률이 높은 베트남에서 최고 역량을 갖춘 파트너와 함께 장기적인 발전을 모색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