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조 공정위원장, 중견그룹 간담회서 '일감 몰아주기·불공정 하도급 근절' 당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중견기업 집단에 일감 몰아주기와 불공정 하도급 거래 근절을 주문했다. 대기업의 이익을 위해 중소협력업체나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익이 부당하게 희생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는 것.

23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15개 중견그룹 전문경영인이 만나 정책 간담회를 진행했다.

김상조 위원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위원장 취임 후 줄곧 강조해온 일감 몰아주기 근절을 거듭 강조했다. 대기업이 일감을 독점하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 등이 공정경쟁을 할 수 없다며 내부거래를 최소화하라는 주문이다.

그는 “일부 대기업 계열사들이 일감을 독식하는 과정에서 관련 분야의 독립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공정한 경쟁의 기회조차 가질 수 없다”며 “이로 인해 혁신성장을 위한 투자여력뿐만 아니라 존립할 수 있는 근간마저 잃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배주주 일가가 비주력·비상장 회사의 지분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 계열사 일감이 그 회사에 집중되는 경우에는 합리적 근거로 시장과 주주를 납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며 “경쟁입찰의 확대 등을 통해 능력 있는 중소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일감을 개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소협력업체가 성장할 수 있도록 하도급 분야에서 공정한 거래 관행이 정착돼야 한다고도 언급했다. 혁신성장의 방해하는 ‘기술탈취행위’가 근절되지 않으면 관련시장이 클 수 없다는 지적이다.

김상조 위원장은 “현재 하도급법과 상생협력법, 부정경쟁방지법 등을 포괄하는 해결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법의 엄정한 집행 ▲기업의 자발적 변화 촉구 ▲공정거래법이 지켜지지 않을시 필요최소한의 영역에서의 입법적 조치 등 재벌개혁 3대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재벌개혁 원칙이 유기적으로 실행돼야 경제계에 큰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며 “이 중 한가지 방법만 추진한다면 많은 경제적 비용과 정치적 갈등을 초래한다. 3대 원칙을 중심으로 현 정부의 임기 동안 개혁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석태수 한진 부회장 ▲박근희 CJ 부회장 ▲신명호 부영 회장직무대행 ▲이광우 LS 부회장 ▲박상신 대림 대표이사 ▲이동호 현대백화점 부회장 ▲김규영 효성 사장 ▲이강인 영풍 사장 ▲박길연 하림 사장 ▲이원태 금호아시아나 부회장 ▲유석진 코오롱 사장 ▲김택중 OCI 사장 ▲여민수 카카오 사장 ▲김대철 HDC 사장 ▲주원식 KCC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