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액 9.8% 증가… 내년 흑자 전환 기대평창 투입 KTX 경부선에 추가 투입… 고액연봉자 500명 이상 퇴사전문가 "열차 사서 수익 올려야"… 수평통합론 힘 잃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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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알(SR) 출범으로 적자가 불가피하고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간다며 코레일과 철도노조가 주장하던 수평통합론은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코레일은 987억원의 영업이익 적자를 냈다. 지난해 5282억원 적자에 이어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수치만 놓고 보면 좋지 않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그동안 코레일과 철도노조는 SR 출범으로 적자가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국민이 볼 수밖에 없다며 SR과의 수평 통합을 주장해왔다.
알리오 공시내용을 보면 코레일은 2014년 공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1034억원 흑자를 낸 이후 2015년 1144억원, 2016년 1539억원의 흑자행진을 이어갔다. SR 출범 이후인 2017년에는 5282억원의 적자를 냈다. 결손액이 커진 것은 코레일이 지난해 1월 1심 판결이 난 통상임금 관련 소송비용 4433억원을 2017년 결산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이를 빼면 영업 관련 결손액은 2300억원쯤이다.
그러나 SR 출범 2년 차인 지난해 코레일 영업 적자 폭은 1313억원쯤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라면 내년이나 후년에는 흑자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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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의 인력 구조 변화도 적자 폭을 줄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 철도전문가는 "코레일은 인력 구조가 역피라미드 형태를 띠고 호봉제를 채택하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면서 "신규 인력을 많이 뽑고 있지만, 앞으로 4~5년간 매년 500명 이상의 고액연봉자가 퇴사할 예정이어서 인건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SR 출범에 따른 서비스 경쟁 효과로 고속철 이용수요가 늘어난 것도 한몫했다는 견해다. 코레일의 매출액 추이를 보면 첫 영업 흑자를 낸 2014년 4조8076억원이던 매출액은 이듬해 5조2207억원으로 8.6% 증가했다. 2016년 5조3651억원으로 2.8% 늘며 증가세가 주춤하다가 2017년 5조572억원으로 5.7% 줄었다. 지난해에는 5조5545억원으로 다시 9.8%(4973억원)나 늘었다.
코레일 특성상 수익이 순매출과 같으므로 열차 이용이 늘었다는 얘기다. 고속철도 전문가는 "2017년 KTX 이용객은 하루평균 16만명으로, 코레일이 SRT 22편성을 함께 운행했던 2016년보다 1만4000명밖에 줄지 않았다"면서 "SR 출범으로 전체 고속철 이용수요가 늘었다고 보는 게 맞다. 코레일은 적자를 SR 탓으로 돌리지 말고 차량을 더 사서 중련편성으로 좌석 공급을 늘려 수익을 올리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철도업계 일각에선 큰 폭의 코레일 영업이익 개선으로 SR과의 수평통합 주장은 설득력을 잃을 공산이 커졌다는 의견이다. 철도업계 한 관계자는 "2017년 코레일의 적자 전환은 고속철이 아닌 광역철도와 화물운송 부문의 경영 부실 때문이었다"면서 "엄밀히 말해 2016년의 흑자도 코레일이 영업을 잘했다기보다 SR 출범 전 구매한 SRT 열차를 경부선에 넣어 부가 수익을 올리는 등 다른 요인이 컸다. SR 출범 이후 코레일이 마케팅과 고객 서비스 개선에 나섰고 그 효과가 매출액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