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어음 시장이 초대형IB 간 본격 경쟁의 장으로 판이 커진다.
내달 KB증권을 시작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하반기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하는 신한금융투자도 시장에 진출하면 다양한 형태로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는 상품들이 쏟아질 전망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발행어음 발매를 기념해 이달 30일 전국지점에서 동시 세미나를 개최하며 본격 상품 판매를 알린다.
KB증권은 지난 15일 금융위원회로부터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금융투자협회 약관 심사를 마치는 대로 내달 초 KB able 발행어음을 출시할 예정이다.
KB증권이 출시할 'KB able 발행어음'은 원금과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만기 1년이내의 단기 유동성 상품으로 CMA(수시식), 약정식, 적립식 등 다양한 만기상품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일정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는 특판 상품도 계획 중이어서 고객의 선택지가 다양해질 전망이다.
이르면 연내 신한금융투자도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 가능성이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0일 정기 이사회에서 신한금융투자에 대한 6600억원의 출자를 결의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 자기자본 3조3600억원 수준의 신한금융투자도 자기자본 4조원을 돌파해 초대형 IB로 발돋움할 수 있는 요건을 갖췄다.
초대형IB 등극을 목표로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도 꾸준히 자기자본을 늘리고 있어 시장 규모는 갈수록 커질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과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 규모가 3조2000억원에서 3조3000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지주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 자기자본 충원을 통한 초대형IB 자격 확보가 가능하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의 경우는 일찌감치 자기자본 4조원을 갖췄지만 미래에셋대우는 일감몰아주기, 삼성증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슈가 금융당국의 인가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들 모두 대외적, 정치적 요인이 얽혀있는 만큼 분위기가 반전되면 언제든 발행어음 사업에 뛰어들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발행어음 수신잔고는 한국투자증권이 5조4000억원, NH투자증권이 3조1000억원 수준으로 총 8초50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말까지 발행어음 수신잔고를 6조원까지 늘릴 계획이고 NH투자증권은 4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 새롭게 가세한 KB증권은 올해 2조원 수준을 목표로 잡고 있어 이들 증권사가 목표액을 채우면 그 규모는 12조원으로 커지게 된다.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 하나금융투자, 메리츠종금증권 등까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발행어음 시장 규모는 급격히 커질 수 있다.
이들 모두 발행어음 시장이 획기적인 먹거리로 인식하고 있고, 중장기적으로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수익률과 안정성 등에서 선택의 폭이 그만큼 다양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 라이센스를 가진 증권사들은 보다 자유롭게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효과적으로 성장기반을 확대할 수 있고, 벤처·창업·중소기업의 성장에도 기여를 할 수 있다"며 "증권사, 투자자, 기업간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는데 발행어음 사업이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당국 역시 전향적인 관점으로 사업 문턱을 낮춰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