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SK, 사회적가치 점수 만점 주기에 약간 부족”최 회장, 계열사에 장애인 의무고용률 3.1% 준수 하달
  • ▲ 최태원 SK 회장이 28일 서울 자양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OVAC 2019’에서 배우 차인표씨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 최태원 SK 회장이 28일 서울 자양동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SOVAC 2019’에서 배우 차인표씨의 강연을 경청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최태원 회장이 SK그룹의 장애인 의무고용 미준수 지적에 대해 "무조건 지키라고 지시하겠다"며 겸허히 수용했다.

    최 회장은 28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민간 최초의 사회적가치 축제 ‘소셜밸류커넥트(SOVAC)’에 참석했다. 이 행사는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해선 누구나 장벽 없이 참여하고 교류하는 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한 최 회장의 경영철학에서 시작됐다.

    올해 SOVAC의 주제는 ‘패러다임 시프트: 사회적가치의 시대가 온다’다. 조대식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위원장이 개회사를 맡았다. 이후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와 이형희 SK SV위원장, 정성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 6인의 사회적가치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이 중 김정호 대표는 SK그룹이 사회적가치 창출에 가장 선도적인 기업이지만 ‘만점’ 성적표를 주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가에서 정한 장애인 의무고용률 ‘3.1%’를 지키지 않아서다.

    김정호 대표는 “삼성과 네이버 등은 10년 전부터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고 있다”며 “반면 사회적가치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그룹은 이를 준수하지 못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에게 이 부분 개선을 요청하기 위해 토론회에 나섰다”고 말했다.

    김정호 대표가 운영하는 베어베터는 중증장애인 300여명을 고용해 쿠키 등을 제작해 판매하는 사회적기업이다. 김 대표는 최태원 회장의 장녀인 윤정씨가 결혼할 당시 하객들에게 줄 선물로 베어베터의 쿠키세트를 택한 전력도 있다고 소개했다.

    최태원 회장은 오전세션이 끝난 후 기자와 만나 “장애인 의무고용이란 숙제를 왜 아직 해결하지 못했는지 지적이 있었다”며 “이 부분을 해결하기 위해 그룹 내부적으로 노력을 했지만, 마무리하지 못한 부분이 있어 아쉽다”고 답했다.

    이어 “얼마 전 CEO 회의에서 장애인 의무고용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한 적이 있다”며 “SK는 자발적으로 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지만, 빠르게 해결되지 않은 곳에는 무조건 지키라고 지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최 회장은 SOVAC을 개최한 배경에 관해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어워드를 확대하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SPC는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성과를 화폐 단위로 측정해 금전적으로 보상하는 제도다.

    지난해까지 3년간 130개 사회적기업이 148억원의 인센티브를 받았다. 올해는 188개 사회적기업이 사회성과 456억원을 창출한 것에 상응하는 인센티브인 87억원이 지급된다.

    최태원 회장은 “SK는 매년 SPC 어워드를 개최했는데 사회적기업 만의 축제였다”며 “사회적가치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네트워크의 장을 만들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에서 SOVAC은 출발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부는 최태원 회장의 뜻에 호응해 오는 7월 사회적가치 관련 포럼을 연다. 최 회장은 SOVAC을 시작으로 네트워크의 장이 형성된 만큼 이 포럼에도 많은 이가 참석해줄 것을 독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