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장 성장·SNS의 확산C2C 연간 20조원 성장진입장벽 낮고 계속되는 취업난도 한몫 임블리 SNS서 시작해 1700억원 쇼핑몰로 성장
  • ▲ ⓒ인스타그램
    ▲ ⓒ인스타그램
    # 직장인 김 모씨는 지난해부터 SNS마켓 쇼핑에 빠졌다. 오프라인 매장보다 인스타그램에서 수만여명의 팔로우를 거느린 인플루언서(Influencer·영향력을 지닌 사람)의 계정에서 상품을 자주 구매하기 때문이다. 화장품, 옷, 식품에서부터 자체 제작한 상품까지 다양하다. 김씨는 "이들이 직접 쓰고 있고 리뷰까지 자세하게 말해준다"면서 "유튜버나 SNS에서 많이 홍보를 하다 보니까 좀 더 믿음이 신뢰가 간다"고 전했다.

    #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저서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 올해 소비트렌드로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기반으로 한 1인 미디어와 1인 마켓을 셀슈머(Sell-sumer)라는 신조어로 이들이 온라인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며 "유통시장에서 또 하나의 핵심 축이 되어 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SNS마켓이 유통업계 새로운 플랫폼으로 급부상했다. SNS마켓은 블로그·인스타그램·카카오스토리 등 소셜 미디어에서 물건을 개인간 거래(C2C)를 말한다. SNS가 단순한 소통의 장을 넘어서 산업의 장으로 진화하고 있다.

    31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쇼핑시장 거래액은 113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20.8% 증가했다. 온라인 쇼핑의 범위도 과거 농축수산식품 등 온라인쇼핑의 영향력이 약했던 품목까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역시 시장 규모가 13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C2C 시장은 약 20조원 규모로 급성장 중이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가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SNS 이용 조사에서 소비자 10명 중 8명(86.4%)이 SNS를 이용하고, 10명 중 5명(51.6%)은 SNS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인스타그램이 최근 발표한 '2019년 이용자 조사'에서도 설문 당사자의 92%가 인스타그램에서 새로운 제품을 접한 이후 구매와 관련된 행동을 취했다. 이 중 35%는 인스타그램 계정에 연계된 브랜드의 웹사이트 또는 앱을 방문해 해당 제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에서 #마켓으로 검색하면 각각 160만개가 넘는 게시물이 검색된다.

    이처럼 SNS마켓은 1030대 젊은 층들에게는 익숙한 온라인 쇼핑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았다는 평이다. 접근이 쉽고 트렌디한 아이템을 유통업체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히면서 빠르게 확대 중이다.

    SNS마켓은 SNS를 통해 물건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임블리(임지현 부건에프엔씨 상무)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80만명을 가지고 있는 인플루언서로 같은 이름의 쇼핑몰을 2013년에 오픈해 지난해 1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온라인 패션 브랜드 스타일난다를 로레알에 매각한 김소희 대표도 있다. 임지현 상무보다 먼저 SNS에서 돌풍을 일으킨 1세대 인플루언서다. 인터넷 쇼핑의 성장과 SNS의 확산, 유명세를 등에 업고 매출 1000억원을 훌쩍 넘긴 이 패션 브랜드는 화장품까지 사세를 확장했고 지난해 글로벌 화장품 기업 로레알그룹에 매각했다.

  • ▲ ⓒ연합뉴스
    ▲ ⓒ연합뉴스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SNS를 활용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웨이상이다. 웨이상은 중국 내 대표적인 SNS인 웨이보나 웨이신을 활용해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상을 뜻한다. 웨이상은 2017년 기준 2018만8000명을 돌파했고 시장 규모도 6834억8000만위안(약 113조원)으로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SNS마켓의 성장에는 낮은 진입장벽을 꼽았다. 과거에는 물건을 팔기 위해서는 자본, 쇼핑몰 개설 등 신경 써야 할 것이 많았다.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이 필요없고 재고부담도 낮으며 누구나 스마트폰만 있으면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서 마음만 먹으면 마켓을 열 수 있다.

    무엇보다 유례없는 취업난 속에 젊은이들이 대거 온라인 창업 수요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실질 GDP 10억원을 생산할 때 필요한 취업자 수인 취업계수는 지난해 16.79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소 수준이었던 2017년(17.18명)보다 줄어들었다.

    실제 2016년 청년 창업 업종 중 1위를 통신판매업이 차지했다. 지난 5년간 통신 판매업과 상품 중개업, 외식업, 뷰티산업 관련 창업은 크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 의류 소매점(오프라인), 음식료품 소매, 화장품 방문판매 등은 창업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SNS마켓이 지난해까지가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던 시기였다면 올해부터는 기술력을 중심으로 고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앞으로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구매자는 오프라인보다 동일 상품에 대해 저렴한 가격에 물품·서비스 구매가 가능하고 판매자는 수수료가 저렴하고 판매 시간의 제약이 없다는 장점이 있다"며 "이 같은 장점을 토대로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이러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