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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설빙이 지난해 실적 상승 가능성을 보여주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최고 매출을 냈던 2014년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1년만에 영업이익 2배 이상을 이끌어내고 실적 부진 타개책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설빙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설빙의 영업이익은 24억8971만원으로, 전년(10억1340만원) 대비 2배 이상 늘어났다.
설빙은 2013년 첫 점포를 연 이후 1년만에 400개의 점포를 늘리는 한편, 매출 200억원대, 영업이익 160억 수준을 단번에 달성한 디저트 프랜차이즈다.
하지만 2015년 매출 122억원,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감소한 이후 2016년 영업이익 2억7000만원이라는 굴욕적인 실적까지 받았다. 하지만 2017년 10억원 수준으로 영업이익이 뛰었고, 이어 지난해 24억원 가량의 영업익을 달성했다.
매출 역시 지난해 136억원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소폭 상승했다.
점포 수 역시 400개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15년 482개를 기록했던 점포수는 2016년 448개로 줄었다가 2017년 424개까지 줄었다.
외식 트렌드 급변으로 인한 실적 부진에 이어 오너 일가에 고액의 배당금이 돌아갔다는 지적 등이 나오면서 설빙의 성장동력은 점점 더 힘을 잃었다.
설빙이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해외 진출도 쉽지만은 않았다. 설빙은 중국에서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진행했지만 중국의 이른바 '짝퉁' 브랜드 때문에 현지 업체가 제기한 소송 항소심에서 최근 패소했다.
설빙은 일본, 태국 등에 진출한 상황이고 캄보디아, 쿠웨이트 등의 진출 역시 논의 중이다.
설빙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브랜드 로고, 매장 인테리어 등을 리뉴얼하고 콜라보레이션, 시즌 신메뉴 공격적 출시 등의 방안을 내놨다.
이 결과 설빙은 배달 시장에도 진출, 급변한 트렌드에 독자적인 지위를 구축해나가고 있고, 외국인들에게는 한국 전통 디저트와 트렌디한 디저트 시장의 조화를 보여주는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또한 한국의 길거리 음식을 모티브로 한 디저트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설빙 관계자는 "인절미, 호떡, 붕어빵 등 간식을 넘어 음료인 식혜까지 한국 전통 메뉴를 확대하며 코리안 디저트 카페로서의 면모를 다지고 있다"며 "설빙은 배달 주문 시에도 매장과 최대한 동일한 맛을 제공하기 위해 배달 전용 레시피를 별도 개발,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설빙은 올해 초 중국 최대 맛집 평가 어플리케이션 ‘다중디엔핑(大众点评)’ 에서 ‘중국인들이 사랑하는 한국 맛집’으로 선정되기도 했고, 디저트('스위츠')를 즐기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안내 책자 등에 '맛집'으로 소개되기도 했다.
식혜와 떡볶이, 인절미 등 한국 전통 디저트를 모티브로 한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한국인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한국 식문화에 관심이 많은 외국인들의 관심이 끌고 있는 것이다.
설빙은 이번 여름에는 ‘리얼통통흑수박’을 여름 한정 메뉴로 선보인다. 전량 국내산 흑수박을 사용해 산지(부여)에서 바로 신선하게 수급이 가능하며, 국산 농가 상생의 순기능까지 고려한 특별 재료다.
또한 한국 전통 디저트 음료인 '사발식혜'를 대용량으로 출시, '가성비'까지 잡겠다는 포부다.
설빙의 신메뉴는 매번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온라인 등을 통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설빙이 실적 부진을 이겨내기 위해 브랜드 전반의 리뉴얼과 함께 신메뉴에 꾸준히 힘을 쏟는 모습"이라며 "한국식 디저트라는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만큼 국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기 때문에 향후 오너리스크나 불필요한 리스크를 줄이며 실적 상승을 위한 여러가지 사업 시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