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투자자 대상 지배구조 해외 NDR 개최구 회장 취임 이후 총 4차례 관련 행사 열어국내 최초 지배구조 공시 의무화 등 투명경영 눈길지배구조 집중 설명 행사 잇따라 참석… 총수 입지 다져
  • ▲ LG테크 행사에 참석한 구광모 회장 ⓒLG
    ▲ LG테크 행사에 참석한 구광모 회장 ⓒLG
    지난해 공식적으로 LG그룹의 총수로 이름을 올린 구광모 회장이 취임 2년차를 맞아 지배구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에 적극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구 회장 취임 이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LG그룹의 지배구조를 집중 설명하는 IR 행사를 자주 개최하며 안팎에서 총수로서의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평가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그룹의 지주사인 ㈜LG는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유럽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NDR(Non-Deal Roadshow)을 진행했다. 이번 NDR에서는 실적이나 재무적인 이슈보다는 LG그룹의 지배구조와 중장기 전략에 대한 소개를 중심으로 진행됐다.

    이에 앞서 지난달 31일 국내에서는 한국거래소에 ㈜LG의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했다. 올해부터 자산 2조 원 이상의 코스피 상장사를 대상으로 기업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해야하는 의무가 생기면서 구광모 회장으로 세대교체가 일어난 LG그룹의 지배구조가 공식적으로 공개됐다.

    LG그룹은 이를 바탕으로 유럽 등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IR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올 1분기까지 기간동안 이뤄진 ㈜LG 이사회 구성과 운영상황, 감사현황 등과 함께 새롭게 총수로 취임한 구광모 회장에 대한 소개도 주요 내용으로 다뤄졌다.

    지배구조를 주제로 한 이번 NDR은 올 들어 처음 열렸지만 지난해에는 이미 3회에 걸쳐 투자자들에게 지배구조를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했었다. 지난해 5월 고(故) 구본무 회장이 타계하게 되며 향후 LG그룹의 지배구조에 대한 우려와 궁금증이 쏟아졌고 이를 사실상 실시간적으로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에 설명하기 시작했다. 구본무 회장의 병환으로 한동안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 체제로 LG가 운영됐고 장자승계 원칙을 따르는 LG가의 가풍에 따라 40대의 젊은 장자인 구광모 회장이 뒤를 이을 것으로 관측되는 등 큰 변화가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와 달리 대기업집단이나 총수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는 해외 투자자들을 위해 이 같은 지배구조에 대한 설명회 방식의 IR은 필수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몇 년 사이 외국계 행동주의 펀드들이 지배구조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기업 운영에 제동을 거는 경우가 많았던 점도 고려됐을 가능성이 높다.

    재계 관계자는 "앞서 SK나 삼성 등이 글로벌 벌처펀드의 경영권 공격을 받았던 경험에 대한 학습의 결과로 기업들이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에서 지배구조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졌다"면서 "LG의 경우 40대의 젊은 총수가 그룹을 물려받는 케이스였기 때문에 더구나 대외적인 신뢰도를 얻을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LG는 현재 해외 거래소에 상장되지 않아 국내에서처럼 공시 형태로 투자자들에게 지배구조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다. 대신 영문 홈페이지를 통해 전반적인 회사의 정보를 제공하고, 실적이나 재무적인 이슈 관련해서는 주기적으로 IR이 개최되고 있어 지배구조를 전문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자리를 따로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총수 교체라는 그룹의 큰 변화를 지난데 이어 국내에서도 기업의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취임 2년차를 맞은 올해도 LG그룹의 지배구조 IR은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