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월 납품 공식화""불량 판정에 재검중" 삼성측 묵묵부답… 주식방-커뮤니티 갑론을박절대 '甲' 엔비디아의 가격협상 전략 추측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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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고대역폭메모리)를 공급하는지 여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선 삼성이 하반기에 5세대 HBM인 'HBM3E' 공급을 사실상 확정지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한쪽에선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품질 검증) 단계를 넘지 못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혼란양상은 계속되고 있다.14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 여부를 두고 다양한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우선 현재 삼성전자가 공식적으로 밝힌 HBM3E 관련 진행 사항은 제품 양산 일정에 대한 것이 전부다. 지난 1분기 실적발표회에서 HBM3E 8단 제품이 초기 양산에 돌입했음을 밝히면서 이 제품으로는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HBM3E 12단 제품에 대해선 업계 최초로 개발에 성공했다는 자부심과 함께 2분기 중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8단과 12단 제품 모두 고객사 공급 계약 관련 사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12단 제품은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는 현황을 전했다. 다만 고객사가 엔비디아인지, 다른 여러 곳이 포함되는 것인지에 대해선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이를 두고 업계와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3E 12단 제품의 퀄 테스트를 진행 중일 것이란 추측이 나왔다. 앞서 지난 3월 미국 새너제이에서 열린 엔비디아 개발자 회의 'GTC 2024'에 삼성전자 부스를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 HBM3E 12단 전시 제품 옆에 '승인(Approved)'이라는 친필 서명을 했다는게 알려지면서 이 같은 추측에 힘이 실렸다.하지만 이후에도 삼성이 공식적으로 엔비디아에 공급 여부를 밝히지 않았고 양산이 한달 앞으로 임박하면서 앞선 추측과는 다른 주장이 제기되기 시작했다.새로운 주장은 삼성이 엔비디아의 퀄 테스트 단계를 통과하지 못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달 중 퀄 테스트 통과를 하지 못했다는 통보를 받은 삼성이 엔비디아 측에 품질 보증 등의 조건을 제시해 다시 협상에 나섰다는 추측과 삼성이 일시적인 양산 이슈가 있었다고 설득해 퀄 테스트를 다시 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이 같은 내용이 소문을 넘어 기사화까지 되는 상황에서도 삼성은 고객사 계약 관련 사항에 대해 답할 수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미 반도체업계는 물론이고 주식시장에서도 이 이슈를 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다양한 추측들이 줄줄이 나오면서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엔비디아 납품 관련 각가지 추측과 억측이 이어지면서 8만 원대를 넘겼던 주가도 다시 7만 원대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와 토론방에서는 엔비디아 퀄 테스트와 납품, 삼성의 HBM 사업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업계에서는 삼성이 고객사 관련 내용에 대해선 철저하게 함구해 왔기 때문에 이번 이슈에 대해서도 이 같은 원칙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다만 앞서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와 같은 HBM 시장 최대 고객사와의 공급 여부를 사실상 공식화했던 것과 같이 일정이 확정되면 드러낼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엔비디아가 현재 이 같은 혼란 상황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HBM 시장 큰 손인 엔비디아가 본격적인 HBM3E 공급을 앞두고 공급사들을 길들이고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점하기 위해 퀄 테스트 단계부터 시간을 끌고 있다는 관측이다.엔비디아 외에도 글로벌 빅테크들이 앞다퉈 자체 AI 칩 개발에 뛰어들면서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HBM을 엔비디아에 우선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는게 업계 전반의 시각이다. 더불어 공급사들에게먼저 공급을 확정지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 삼성의 조건을 제시하면서 가격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