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차례의 화재도 없어"… 불확실성 해소배터리 자체보다 운영과 관리 문제글로벌 시장 공략 확대
  • ▲ 평창 풍력단지 ESS. ⓒ효성
    ▲ 평창 풍력단지 ESS. ⓒ효성
    효성중공업이 에너지저장장치(ESS) 관련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하반기부터 수요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업계에선 효성중공업이 화재 사고가 단 한번도 없었던 만큼, 이번 계기로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중공업은 최근까지 이어진 ESS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하반기부터 판매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현재 효성중공업은 정부 지침을 토대로 안전 보안 조치를 실행하는 등 재도약을 위한 준비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결과를 공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안전대책과 ESS 산업생태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화재 원인을 배터리 자체보다는 운영과 관리상 문제로 규정했다.

    정부는 앞으로 제품·설치·운영 등 전주기에 걸쳐 안전기준과 관리제도를 개선해 화재예방의 역량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8월부터 배터리 셀은 안전인증을 통해 생산공정상의 셀 결함발생을 예방하고 배터리 시스템은 안전확인 품목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정부가 배터리 자체를 화재 사고 원인으로 제시하지 않으면서 배터리 업체들도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반응이다. 효성중공업도 하반기부터 정상 영업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ESS 설비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하거나 전력 계통에 공급할 수 있는 형태로 변환해 주는 PCS(전력 변환 장치)와 ESS 운영 프로그램인 PMS(전력 제어 시스템)를 자체 기술로 개발하고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ESS 부문 국내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며 국내 선도 업체로서 위상을 확고히했다. 특히,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 대비 10배 가까이 증가한 15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도 전체 매출액 700억원과 비교해도 2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ESS는 대용량 에너지 저장 장치로 발전량이 가변적인 신재생에너지의 안정적인 사용에 필수적인 설비다. 당초 친환경에너지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ESS 사업도 지속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잇따른 화재 사고가 변수로 작용했다.

    효성중공업 역시 이로 인한 피해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다. 올해 초 정부 조사가 시작되면서 업계 전반에 어려움이 커졌고, 효성중공업도 수주 실적을 채울 수 없었다. 이같은 피해가 최근 실시한 직원 무급휴직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효성중공업 측은 직원 무급휴직에 대해서는 "ESS 사업과는 전혀 무관하다"면서 "희망자에 한해서만 실시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업계에선 하반기 효성중공업에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발주처가 이번 사고로 안정성이 보다 확보된 제품을 이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화재 사고가 한 번도 발생하지 않은 효성중공업이 수주에 유리해진 것이다.

    이번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선 지난 3월 효성중공업 대표로 취임한 요코타 타케시의 역할도 중요해질 전망이다. 요코타 대표는 지난 4일 국내외 주요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개최한 CEO 세미나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그는 세미나에서 "글로벌 톱 전력회사로 한 단계 도약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향후 영업 전략 차별화, 창의적 기술개발을 통해 글로벌 전력 시장을 리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나타냈다.

    효성중공업은 태양광 풍력발전을 중심으로 신재생발전의 증가가 기대됨에 따라 ESS 및 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의 글로벌 시장 공략을 확대할 계획이다. ESS 글로벌 시장은 2022년까지 큰 성장이 예상되는 시장으로 고객가치 극대화를 위해 개발, 설계, 생산, 설치로 이어지는 토털솔루션을 제안하는 방식의 영업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정부 지침에 따라 기존 설치 제품들도 안전 보안 조치를 실행하고, 신규 제품들도 제조·설치·운영 기준을 반영해 열심히 판매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 효성중공업 요코타 타케시 대표가 4일 오후 마포 본사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업내용 및 비전 등을 설명했다.ⓒ효성
    ▲ 효성중공업 요코타 타케시 대표가 4일 오후 마포 본사에서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사업내용 및 비전 등을 설명했다.ⓒ효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