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황하나와 연관 짓지 말아달라" 호소황씨 논란으로 힘든 시기 보내고 있다는 말도꾸준히 이어져온 각종 부정이슈로 이미 '소비자 신뢰' 잃었다
  • ▲ 남양유업 CI.
    ▲ 남양유업 CI.

    남양유업은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를 보내고 있다. 최근 남양유업은 보도자료와 호소문을 통해 임직원과 납품농가, 대리점주에게 피해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입장을 수차례 내비쳤다. '반사회적 일탈로 물의를 일으킨 황하나씨로 인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고 있는 남양유업 임직원일동의 간곡한 호소다.

    남양유업은 지난 17일 임직원들의 호소문을 배포했다. 황하나씨가 홍원식 회장의 개인 친인척일뿐, 법인인 남양유업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황씨에게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라는 타이틀을 달지 말아달라고 호소했다. 개인의 친인척 문제를 남양유업과 연관시키지 말아달라고도 했다.

    앞서 홍원식 회장 역시 사과문을 통해 "제 외조카 황하나가 어리석은 행동으로 인해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숙여 깊이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집안을 제대로 건사하지 못한 자신의 탓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홍 회장은 황씨에 대해 자신의 친인척일뿐, 남양유업 경영이나 그 어떤 일에도 전혀 관계돼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남양유업이 이토록 황씨를 철저하게 분리해내려는 이유는 여러차례 배포한 사과문, 입장문, 호소문에 고스란히 드러나있다. 남양유업은 황씨 논란을 남양유업과 연관지어 작성된 기사들과, 그로 인한 논란의 확대가 남양유업의 실적 감소로 이어졌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실제 황씨는 남양유업의 경영 등과 전혀 관련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창업주의 외손녀, 홍 회장의 외조카임은 분명하지만 회사와는 지분 등 관련이 없다.

    다만 황씨는 논란 초기 당시 '오너 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 등에 휩싸였던 적도 있다. 황씨가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가 아니었다면 나오지도 않았을 의혹이다.

    "남양유업은 황씨와 관련이 없다." 남양유업이 정말 말하고 싶은 것이 이것뿐이라면 남양유업이 암흑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책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남양유업은 황씨 논란 이전부터 불매운동 움직임 등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었다. 지금은 5년도 더 지난 '대리점 갑질' 논란 등 이후 잊을만 하면 '강매 의혹' 등도 터져나왔다.

    이어 '이물질 논란', '곰팡이 검출 논란' 등이 소비자들의 심리에 불을 당기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이미지는 하락해갔다. 그 이후 남양유업과 관련된 논란이 나올 때마다 소비자들의 실망은 더욱 커져갔다.

    결국 온라인 상에서는 "남양이 남양했네" 등 남양유업의 끝없는 논란을 비꼬는 문장까지 등장했다. '믿고 거르는 남양' 등 식품업체로서는 뼈아픈 이야기까지 들어야 했다.

    남양유업은 논란이 생길 때마다 적극적으로 반박에 나섰지만 소비자들의 마음은 쉽사리 돌아서지 않았다.

    이번 황씨 사건이 집요하게 남양유업과 연관돼 온 것도 남양유업의 이같은 전적과 무관하지 않다. 경영상 아무런 관련도 없는 한 여성이 국내 대표 유제품 업체 중 하나인 남양유업을 뒤흔들 수 있는 것은 남양유업이 그동안 소비자들의 신뢰를 쌓지 않았기 때문,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다른 업체였다면 어땠을까', '남양유업이 그동안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아왔다면 어땠을까'라는 가정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하지만 남양유업이 황씨와 선을 긋기 위한 행보에 나설 때마다 의문이 든다. 정말 남양유업의 매출 감소는 황씨 때문일까. 황씨와 연관을 짓지만 않으면 남양유업의 위기 극복이 가능할 것일까.

    "남양유업은 황씨와 관련이 없다."

    남양유업이 원하는 말을 수십번 쓰고, 수백수천명이 수긍한다 해도 남양유업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