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임원 비율 2%, 양성평등 아직 멀어크리에이티브 통한 콘텐츠 시대상 반영과 조직 내부 결속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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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칸 = 박소정 기자] "아시아의 양성평등, 콘텐츠와 리더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브랜드브리프는 최근 세계 최대의 크리에이티비티 축제인 '칸 라이언즈 2019(The 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가 열린 프랑스 칸 '팔레 데 페스티벌(Palais des Festivals)'에서 오혜원 제일기획 상무를 만났다.
오혜원 상무는 올해 '암사자를 깨우라-전선에 선 아시아 여성들(Awaken the Lioness: The Battle Front of Asian Women)'이라는 주제로 젠더 이슈에 대해 제일기획 중국총괄 풀리 차우 CEO, 제일기획 인도법인 아티카 말릭 COO과 함께 연사로 세미나 무대에 섰다.
오혜원 상무는 "아시아의 성 고정관념을 바꾸기 위해서는 크리에이터가 만드는 콘텐츠와 여성 리더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오 상무는 "사람들은 인도와 중국에 비해 한국이 젠더 이슈에 있어서 발전된 곳이라고 이야기 한다. 광고뿐만 아니라 미디어, 영화, TV 등에서 오히려 남자가 역차별이라고 느낄 만큼의 콘텐츠가 많다"며 "예를 들면 여주인공의 나이가 더 많고, 여주인공이 CEO거나 팀의 리더인데 신입으로 들어온 남주인공과 사랑에 빠지 등 여성의 역할이 확장된 콘텐츠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콘텐츠들은 리얼리티가 반영이된 것이 아니라 콘텐츠와 현실의 갭이 큰 것"이라며 "한국에 상장된 기업의 여성 임원 비율을 보면 2.1%로 한국은 현실과의 괴리를 판타지를 담은 콘텐츠를 통해 젠더 문제를 흐리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오 상무는 "양성평등을 실현하려면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며 "방향을 잡고 콘텐츠 속 여성상을 어떻게 정의하는 것 등 크리에이티비티가 시대상을 반영하기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조직 내부적인 역할로 여자들을 서로 연결하고 노하우를 전수하고 이끌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오 상무는 제일기획 여성 임원들과 함께 유리 천장이 두꺼운 아시아 지역에서 여성 광고인으로서 경험한 다양한 일화를 소개하고, 인도 지역에서 양성 평등 의식 확산에 기여한 ‘삼성 기술학교(Samsung Technical School)’캠페인 등의 사례를 소개했다. 제일기획은 강연이 끝난 후 관객들에게 암사자가 그려져 있는 스티커를 나눠주며 양성평등 주제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칸을 대표하는 상징인 황금사자는 숫사자로 표현된다. 이에 제일기획은 재치를 더한 반기를 든 것.
오 상무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번 강연이 용감한 시도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올해 칸은 AI, 신기술 등 기술적인 것을 소개하는 세션이 많았지만 이번 강연에 같이 선 C레벨 임원(Chief Officer)끼리 주제 선정을 논의할 때 공통적으로 피부에 와닿고 진정성을 담을 수 있는 주제를 골랐다"고 말했다.오 상무는 자신이 직접 찍은 칸 라이언즈 홍보 포스터가 걸려있는 칸 거리 포스터 사진을 보여주며 "칸 해변 옆에 칸 라이언즈 홍보 포스터가 있었다. 거기에 누군가 숫사자 단어를 지우고 암사자를 뜻하는 단어로 적어놨다"라며 "사람들이 그걸보고 다 저한테 이거 너가 했지라고 물어봤다"고 말했다.
그는 "젠더 이슈는 약간 시류에 벗어난 것 같은 주제지만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큰 이슈이기도 하고 발전할 여지가 많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강연을 같이 선 사람들끼리 이 포스터를 구경하고 오면서 우리 강연을 들었던 사람이 영감을 받은 것이 아닐까 생각하기도 했다"며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에 감동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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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상무는 끝으로 "올해 칸을 통해 에이전시가 광고주에게 영감을 줄 수 있는 역할에 대해서 어떤 방향을 가지고 가야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들었다"며 "이전에는 에이전시들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소개하고 경쟁하고 부러워하는 곳이었다면 이제는 구글과 같은 플랫폼 회사와 우리의 광고주인 브랜드사까지 경합해 크리에이티비티를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전시와 플랫폼, 브랜드, 컨설팅 회사까지 크리에이티브를 테이블에 두고 누구의 것인지를 정하고 있다"며 "에이전시가 물론 유리한 위치는 아니다. 에이전시가 앞으로 나가야하는 방향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라고 평했다.